사하구 직원들 신용카드 적립 포인트로 사업비 마련
[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부산 사하구(구청장 이경훈) 신평동 사하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강당에는 “나도 대학에 갈 수 있다”라는 우렁찬 소리가 울렸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초등학교 검정고시 대비반 입학식 겸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자리에서 결의를 다졌다. <사진>
이날 행사가 특별했던 것은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공식적인 검정고시 대비반이기도 했지만 운영비 600만원을 사하구청 직원들이 6년간 적립한 ‘내고장사하사랑카드’ 포인트로 충당했기 때문이다.
‘내고장사하사랑카드’는 사용액의 0.2%를 포인트로 적립해 사하구민들에게 돌려주는 용도로 만들어진 신용카드로 이번에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사용되는 포인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적립한 것이다.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검정고시 대비반을 개설할 때만 해도 20명 정도 모일까 생각했는데 뜻밖에 40명이나 신청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은 ‘두드림반’과 ‘희망반’으로 나눠 시험이 있는 8월까지 매주 토요일 6시간씩 집중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평일에는 일을 나가야 하고 아이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토요일로 수업시간을 몰았다.
수업은 수십 년 동안 야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형설모두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4명이 교재 준비를 포함해 전반적인 운영을 이끌 예정이다.
오랜 기간 검정고시 대비반을 운영해본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답게 이들은 이날 행사장을 직접 찾아와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격려했다.
베트남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한국어능력시험(토픽) 4급까지 땄지만 초등학교 검정고시 대비반에 다시 등록한 응옌티투쨍(29) 씨는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아이 교육을 위해 등록했다”며 “초등과정을 마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진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하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어린아이를 데려오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놀이방 운영도 계획하고 있지만 돌볼 인력이 부족해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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