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사형 집행 현장. | ||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1년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던 한 군의관이 중국의 ‘사형수 장기적출 실태’를 폭로하면서부터.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중국 정부는 여전히 사실 여부를 얼버무리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증인과 목격자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어 쉽게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60년부터 2000년까지 중국 내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받은 사람은 3만5천 명가량. 이중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경우는 불과 1%도 되지 않는 1백81명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모두 ‘죽은 사람’의 몸에서 떼어내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중에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형수의 시신에서 적출된 장기가 사용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렇게 암암리에 사형수의 몸에서 추출된 장기는 군병원을 통해 중국의 부유층 또는 고위간부들에게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일부는 해외로 밀매되기도 한다. 불법적으로 적출된 중국 사형수의 장기가 가장 많이 환영 받고 있는 곳은 홍콩을 비롯한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지다.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장기는 신장. 갓 적출되었으며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최고 2만5천달러(약 2천9백만원)에 팔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장기를 밀매하고 있는 톈진의 한 군병원의 경우 한 해 벌어들이는 액수는 약 80만위안(약 1억1천만원)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본인이나 보호자의 허락 없이 장기를 적출하는 것은 중국에서도 엄연히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가 ‘사형수’라는 점이다. 사형을 집행하기 전에 보호자에게 ‘장기를 기증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지만 물론 대부분의 가족은 이를 거절한다.
▲ 사형장에서 발견된 장기 적출 증거물들. | ||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하는 비인도적인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형이 집행될 은밀한 사형장에 도착한 의사는 먼저 사형수에게 신경안정제라고 속인 후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항응혈제를 투여한다. 그런 다음 사형수의 뒤통수에 총이 발사되면 의료진은 급히 시체를 응급차에 실은 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신속하게 간, 신장, 각막 등의 장기를 적출한다. 이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총살당한 지 2분 안에 모든 과정이 재빠르게 실시된다.
병원에 도착한 후에는 가슴부터 허리까지의 피부를 벗겨 특수용액에 보관했다가 후에 화상 환자들에게 이식하기도 한다.
지난 90년대 초부터 중국은 교수형이나 총살형 대신 독극물 주사를 사용할 것을 검토중이다. 지난 1995년 윈난성의 수도인 쿤밍에서는 1분 안에 숨을 거두는 독극물 주사가 개발되어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중국의 이런 사형법의 변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인권단체들은 이렇게 독극물 사형을 집행할 경우 더 이상 공개적인 장소에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총알에 의해 신체가 파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장기를 적출하는 것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장기 밀매가 음지에서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중국이 이렇게 불명예스러운 장기 밀매국으로 급부상하게 된 데에는 선뜻 장기를 기증하지 않는 중국의 사회적인 풍토도 한몫하고 있다.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유교적 사상과 함께 신체에 영혼이 깃들어 있어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형수들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중국의 비인도적인 태도일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