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이빙벨 압력 의혹’ 정경진·‘박근혜 가정교사’ 김광두 등 친이·친박 인사들 합류
문재인 전 대표 지지 조직에 합류하고 있는 인사들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3월 13일 문 전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문캠 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그런데 문 전 대표 지지 조직에 합류하고 있는 인사들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우선 부산영화제 <다이빙벨> 영화 상영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경진 전 부산시 부시장이 합류한 것이 논란이 됐다. 정 전 부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영화인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다.
미디어특보단에 합류한 이래운 전 연합뉴스 국장은 과거 이명박정부에서 내곡동 사저 기사 등을 불공정 보도했다는 의혹이 있는 인물이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연합뉴스TV 상무를 맡으며 승승장구했고, 역시 불공정 보도 논란이 있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등은 “문 전 대표가 언론 부역자와 손을 잡았다”고 반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경제교사로 불리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영입도 논란거리다. 김 교수는 박근혜정부 경제 정책에 깊게 관여한 인물이다. 박 전 대통령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문 전 대표가 김 교수를 영입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2월 4일 출범한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는 ‘재벌의 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들 중 상당수가 대기업에서 사외이사 등을 맡는 등 재벌 친화적인 인물들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위원회에는 청원경찰 사망사건으로 도마에 올랐던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이재명 캠프 측은 진 전 구청장이 지난 2013년 1월 주차 안내가 늦었다는 이유로 난방기가 설치된 옥외 초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 한 청원경찰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 전 구청장 측은 옥외 초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 문제를 제기했던 허 아무개 전 시의원은 소송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한편 10년의 힘 위원회에는 총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명단이 공개된 인물은 37명뿐이다. 진 전 구청장은 공개되지 않은 회원이었다.
자유한국당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이번 대선은 진영 논리를 넘어서 문 전 대표와 비문연대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확실한 승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층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내부 경선인단을 의식해 선을 긋고 있지만 본선에서는 보수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제 주변 인물 몇몇이 문재인 캠프 관계자로부터 (그런 내용으로)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공개 안 된 명단에 그런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도 “안 지사의 대연정을 비판해온 문 전 대표가 본선에서 달라진 입장을 취한다면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거짓말로 표를 모은 것이 된다”면서 “안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대연정은 지난 날 보수진영의 과오를 반성하고 개혁에 동의하는 인사들과 함께하자는 의미다. 대연정을 비판하면서 과거 언론을 탄압하고 노동자를 탄압한 인사들까지 무작정 영입하는 문재인 캠프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캠프 측 관계자는 “본선에서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대연정과 보수인사 몇몇을 영입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다. 일부 문제 인사들의 경우 내부적으로 논의해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 중 구설에 오른 이들은 더 있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SNS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조한기 전 뉴미디어지원단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SNS 담당 업무를 맡았다. 조 전 단장은 일명 ‘SNS기동대’ 사건으로 유죄판결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조 전 단장이 이끈 SNS 기동단은 사무실에 90대가 넘는 컴퓨터를 들여놓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을 유포했다. SNS기동대는 자신의 활동이 언론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하는가 하면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도 있었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는 대선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조 전 단장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른바 ‘신정아 스캔들’에 연루돼 공직에서 물러났던 인물이다. 당시 변 전 실장은 신 씨를 교수로 채용한 동국대 이사장 개인 사찰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었다.
이외에도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악성노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이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고,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산된 자살을 했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누드 풍자그림으로 문제가 됐고,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명령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호남 민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지난 3월 22일 민주당이 영입을 발표한 외부 인사들도 논란에 휩싸였다. 정천석 전 울산동구청장은 자유한국당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언론사에 여론조사 사례비를 건넨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구청장 재직시절에는 구의원에게 “X만한 새끼야. 의원이면 다냐. 배지 다니 눈에 뵈는 게 없냐”는 욕설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의 과거 논란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무적 판단으로 영입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들에 대해 국민의당 손학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에서 연이은 인사 참사로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힘들 정도였는데 그런 일이 또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며 “문제 인사들을 대거 끌어안은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박근혜정부 시즌2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