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 스튜어트(왼쪽), 오프라 윈프리 | ||
이런 거친 험담은 미국 주부의 전형으로 ‘부엌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갖고 있는 마사 스튜어트가 TV토크쇼의 거인인 오프라 윈프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날린 말이다. 마사와 오프라는 뉴욕 상원의원인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미국이 내놓은 세계를 움직이는 3대 여걸로 꼽히는 메가톤급 유명인사들이다.
마사는 부드러운 주부의 이미지를 통해 북미의 생활용품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방송인이자 사업가이고, 오프라는 TV토크쇼를 통해 명성을 쌓은 이후 비즈니스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야심 가득한 여장부다. 마사가 다소곳함을 내세우는 백인 주부라고 한다면, 오프라는 다소 거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흑인 운동가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는 막역하지만 둘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이나 교제는 없었다. 무관심했던 이들의 관계에 불꽃이 튀기 시작한 것은 마사가 올해 들어 주식 내부거래 혐의로 일생일대 최악의 위기에 처하면서부터. 마사는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유명인사들의 엄호사격을 기대했는데 생각지도 않던 오프라가 나서서 그것도 직격탄을 날리는 일이 발생했다.
오프라는 마사에 대해 여론이 험악하게 형성되어 가는 시점에 그녀가 저지른 내부거래의 부도덕성과 그 같은 잘못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마사의 비겁한 로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마사로서는 그 어떤 공격보다도 뼈아픈 일격이었다.
문제는 오프라의 공격이 이 정도 선에서 그치지 않았고, 또 이 선제공격이 다분히 의도적인 도발이었다는데 있었다. 오프라는 마사의 추락을 역이용해 자신의 비즈니스 입지를 다지려 나섰다. 마사가 철옹성같이 굳히고 있는 생활용품 시장에 진입을 시도하고 나선 것.
오프라는 최근 들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잡지
그것들은 모두 마사가 그녀의 잡지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에 담는 내용들이었다. 마사는 분노했지만 오프라는 개의치 않고 마사가 독점하고 있는 TV의 요리쇼와 만들기쇼까지 직접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 오프라 윈프리가 소유한 잡지(위)와 마사의 잡지. | ||
이렇게 되자 마사는 위기에 빠진 자신의 사업을 오프라가 깔아뭉개려 한다며 강력하게 반발을 하고 나섰다. 마사는 측근들에게 “그 여자가 내 등에 비수를 꽂는다”며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를 권력의 화신으로 몰더니 이제는 내 사업까지 노린다”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하여튼 생활용품 분야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마사에게 오프라가 직접 공략을 시작한 것은 마사로선 최악의, 최대의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식 내부거래 혐의로 기소되어 최고 30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지경에 처해 있는 마사는 개인 이미지의 추락과 동시에 비즈니스에서도 결정타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한때 ‘제국’으로까지 표현되는 그녀의 가정용품 사업은 피소된 다음부터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녀가 소유한 생활전문 잡지는 최근 들어 21.8%에 이르는 판매 감소를 보였다. 갤럽이 지난 6월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52%의 응답자가 마사에 대해 좋지 않은 느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리서치 회사인 ARG에 따르면 30%의 미국인들이 마사 상표가 붙어 있는 물건을 사기를 꺼려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40%대에 들어선다면 마사의 비즈니스 생명은 사실상 끝장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마사가 진행하는 TV쇼인 <마사 스튜어트 리빙>이라는 프로그램은 주부들의 황금시간대인 아침 9시에서 새벽 2시로 밀려서 방송되고 있다. 또 마사의 성을 딴 요리쇼인 <스튜어트 쿠킹쇼>의 호스트인 로잔느 바르는 이 기회에게 ABC방송사와 자신의 이름을 딴 요리쇼 계약을 맺고는 마사와 결별을 선언했다.
오프라는 마사가 법적 문제로 곤두박질치는 틈을 호기로 삼아 마사의 사업영역에 활발하게 침투하고 있다. 수건에서부터 시작해 마사가 다루고 있는 거의 모든 가정제품들이 앞으로 오프라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나올 예정이다.
오프라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사람인 게일 킹을 내세워 마사가 장악했던 TV요리쇼와 꾸미기쇼까지 넘보고 있다. 마사가 넘어졌을 때 오프라는 점프를 하려는 속내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
오프라는 ‘승자는 웃고 패배자는 눈물을 닦는다’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이 기회를 자신이 놓친다면 다른 사람이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