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이 벌어진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의 ‘주하이 국제회의센터호텔 | ||
이런 속담이 무색하지 않게 지난달 16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에 자리한 ‘주하이국제회의센터호텔’에서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중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집단매춘을 벌였다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 사건을 제일 처음 보도한 것은 9월26일자 <중국청년보>. 이 신문은 9월16일 여행사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중국인 숙박객이 밤늦게 국제회의센터호텔에 도착했을 때 호텔 곳곳에서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자행한 노골적인 장면들을 목격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을 보도했다. 또한 사건이 보도된 당일, 직접 현장을 목격했다는 통역원이 ‘추한 일본인과 추한 중국인’이란 제목의 글을 ‘홍면수(紅棉樹)’라는 이름으로 중국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공표해 사건의 전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일본단체관광객들은 오사카에 있는 한 건설회사 직원들로, 9월16일부터 18일까지 16세부터 37세의 남성 2백68명이 중국 주하이시로 사원여행을 온 것이었다. 마침 이 국제회의센터호텔은 재단장을 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첫째날은 시내의 다른 호텔에서 2백∼3백 명의 호스티스를 불러 파티를 열었으나, 이곳에서 매춘은 없었다고 한다. 파티가 끝난 후, 사원 모두는 버스로 국제회의센터호텔로 돌아와 자유시간을 가졌다. 회사측은 “아마 이때 일부 사원들이 그러한 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6일 현장을 목격한 중국인 숙박객이 통역을 통해 일본인 단체관광객 중 한 사람에게 물어봤을 때는 “중국 여자들과 놀기 위해 왔다”며 호텔 로비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고 한다. 이날 불려온 호스티스는 약 5백 명 정도이며, 이들은 1인당 1천2백위안(약 17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사건이 크게 번지자 문제의 건설회사 사장은 “사내 캠페인 표창식을 겸한 위안여행으로 보도에서처럼 매춘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하며 중국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부정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배려가 부족했던 탓으로 생각지도 못한 사태를 불러일으켜 일본과 중국 관계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과 그밖의 많은 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중국외무성의 쿵취앤(孔泉) 보도국장은 28일 이 집단매춘 사건을 ‘지극히 열악한 위법사건’이라고 비난하며 일본측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외무성은 “이번에 일본인들이 저지른 집단매춘은 엄격한 위법행위며, 중국인민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또한 일본의 국제적인 인상을 크게 손상시켰다”고 지적하면서 동시에 “중국을 찾아오는 일본국민은 중국 법률을 준수해야 하며, 일본정부는 자국민의 도덕의식을 강화하도록 교육하기를 바란다”는 ‘강한 분개’를 29일 일본대사관측에 전했다.
일본측은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29일자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 범죄에 대해서는 중국정부가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이번 집단매춘사건만을 문제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일본인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보도하기도 했다.
광둥성의 현지신문인 <소상신보(瀟湘晨報)>가 30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현재 광둥성 공안부는 27일 집단매춘의 무대가 되었던 ‘주하이국제회의센터호텔’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고, 감시카메라에 찍힌 테이프를 모두 압수했다. 또한 일본인측에 여성을 알선해준 것으로 보이는 매춘조직의 리더격을 구속했다고 한다. 또한 다른 보도에 따르면 주하이시의 경찰당국도 일본인과의 매춘에 관계된 혐의가 있는 50명 이상의 중국인 여성들을 구속했다고 한다.
광둥성 공안부는 “사건의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아직 일절 공개할 수 없다”며 구류자 수와 국적, 처벌 내용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광둥성에 있는 일본총영사관은 29일 광둥성 정부와 공안부에 직원을 파견해 사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중국 각 언론에 크게 다뤄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