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민 위하여’ 용꿈 접고 광장 재건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청 북부청사 광장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나섰다.
먼저 광장에 대해 운을 뗀 이는 박 시장이다. 박 시장은 2일 유럽 순방 중에 동행 기자들을 만나 대선 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국가 개혁의 시민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서울시 주도로 광장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월대(月臺)를 복원해 광화문 앞은 광장형 공간으로, 세종대로 주변은 거리형 공간으로 복원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기본 구상이다. 왕복 10차로를 대폭 줄이는 등 교통섬이 아닌 완결된 보행광장으로 확대 개편하겠다는 밑그림을 보여줬다.
박 시장은 오는 5월 대시민 토론회를 통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8월 광화문포럼 주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9월 중앙정부와 서울시 합동 TF팀을 구성, 운영한 데 이어 내년 3월 광화문 광장 국제현상설계공모에 들어간다는 나름의 추진 일정도 공개했다.
현재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추진은 지난해 9월 구성된 광화문포럼이 논의 중이다. 전문가 56명과 시민이 참여하고 있는 광화문 포럼은 광화문 광장을 시민중심의 열린 보행광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오는 8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처럼 박 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추진을 언급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 지사는 경기도청 북부청사 광장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5일 북부청사 도민접견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장을 도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북부청사 광장은 도로 등으로 단절된 광장과 잔디부지를 ‘연결 브리지’와 같은 공중 구조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남 지사는 청사 앞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일부를 차단해 광장과 잔디부지를 하나의 공원구역으로 만들겠다는 밑그림을 내놓아 이목을 끌었다.
기존 도로의 경우 우회도로 4~5차선을 확보해 교통 불편을 줄이고 완충녹지와 인도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게 남 지사의 그림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면 당초 계획 2만 2313㎡의 2배 가량 확장된 면적의 광장이 조성된다. 이는 서울시청 광장 1만 3206㎡에 대비해 약 2.3배 정도 되는 규모다.
남 지사는 “북부청사 광장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북부청사 앞에 서울시청 광장의 두 배가 넘는 시민들의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을 공모해 이곳이 경기북부 도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휴식을 취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 북부청사 광장을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올해 12월 도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박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과 남 지사가 구상하는 북부청사 광장 중 누구의 광장이 시민과 도민의 기대에 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승호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