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떼기’에 송기석 의원 측 연루…대학생 버스떼기·특정종교 신도 동원 의혹도
광주 경선에서 선거인단을 불법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일요신문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역 경선에서 연일 압승을 거뒀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평가받던 3월 25일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서 안 후보는 6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곳에선 예상보다 두 배가 넘는 6만여 명이 참여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광주 경선에 선거인단을 불법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국 아무개 씨와 최 아무개 씨 등이 운전기사 17명과 경선 선거인을 모집한 뒤 렌터카 차량 17대를 동원, 경선 선거인 130여 명을 투표장으로 안내해 투표하도록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 국 씨 등이 운전기사에게 수당 136만 원(1인당 8만 원)과 차량 임차료 85만 원(1대당 5만 원) 등 총 221만 원을 지급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하면서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
전남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고, 이들을 4월 3일 전남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검찰은 4월 6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 선관위 관계자는 “호남권 경선 결과가 전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데다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고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국 씨는 당초 국민의당 광주시당 당직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 씨와 최 씨는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 지역구에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지역위원회 조직도에 이들은 각각 조직국장과 동협의회 회장으로 올라 있다. 송 의원은 경선 캠프에서 3월 14일까지 안철수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현재는 대선 캠프에서 국민참여본부장을 맡고 있다. 안 후보 최측근으로 꼽힌다. 때문에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을 모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국민의당 광주시당 측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공명심’으로 해명했다. 광주시당 관계자는 “국 씨 등 2명이 국민의당 경선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공명심으로 전남도선관위가 조사한 일련의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직 해촉은 물론 당원권 정지, 출당까지 강력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반칙 행위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투표를 독려했을 뿐이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란 말은 하지 않았다. 수사과정에서도 다 나온 얘기다. 그날 비도 오고 어르신들 불편하니 차편을 제공한 것뿐이다. 또 일한 사람들(운전기사)에게 일당을 줘야 하는 게 맞지 않냐. 원래 알던 후배가 렌터카 업체를 운영한다. (도의적인 차원에서) 렌터카도 정당한 대가를 준다고 했다. 단지 교통 편의를 제공한 것이 죄가 된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또 국민의당이 대학생을 경선에 동원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JTBC>는 광주 경선에서 대학생이 탄 버스가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경선 당일 45인승 버스 7대에 나눠 탄 학생 200여 명은 익산에서 광주까지 100㎞ 넘는 거리를 이동해 경선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익산의 원광대학교 대학생으로 밝혀졌다.
선관위는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강요에 의한 참여’라고 진술했다고 전해진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부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누가 이들을 동원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선관위는 앞으로 버스 대절, 경비와 배후 인물 등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차원에서도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원광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단체로 행사장에 간 것 자체가 정당한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부산·울산·경남지역 경선에서도 선거인단에게 교통편의와 음식을 제공한 혐의가 포착돼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또 특정종교 신도들이 경선에 동원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노컷뉴스>는 3월 30일 열린 강원 지역 경선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서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원주 이외 대전과 대구에서도 신천지 문제가 불거졌는데 당 내부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4월 7일 “국민의당 경선 불법 동원 의혹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라며 “국민의당은 개인의 일탈 정도로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말을 아끼면서 그저 단호히 대응하겠다라고만 한다. 누구를 위한 불법동원인가.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한 것이라면 바로 그 후보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문제가 발생한 지역이 안철수 후보의 최측근 의원 지역이라는 점에서 ‘대응의 문제’, ‘남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문제 아니겠나. 검찰은 신속히 수사하고 그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형구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4월 7일 “문재인 후보 측 네거티브가 참으로 매섭다. 어제는 조폭, 오늘은 신천지, 그리고 내일은 도대체 무엇이 될지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비난하면 역풍이 불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법꾸라지가 또 있네…홍준표 ‘꼼수 사퇴’ 비난 봇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심야 사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요신문 DB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도지사직 사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의 궐위로 발생하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심야 사퇴’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30일 전인 4월 9일 자정 전까지 홍 후보는 공직에서 사퇴했어야 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하게 되면 300억 원의 도 재정이 투입된다”며 4월 9일 자정 무렵 도지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누차 밝혔다. 홍 후보는 4월 9일 밤 11시 57분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전자 문서로 도지사직 사임을 통지했다. 1분 뒤 인편으로도 사표를 보냈다. 결국 경남도 선관위는 자정까지 홍 후보의 사퇴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 이로써 도지사 보궐 선거는 무산됐다. 공무원 사퇴는 사표를 낸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만 보궐선거는 선관위가 통지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의 허점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홍 후보 사퇴가 꼼수라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민주당 한 보좌진은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자신이 돌아갈 상황을 고려해, ‘홍라인 살려두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4월 10일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진행된 대전시당 현판식 및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자정을 3분 남기고 홍 후보가 경남지사직을 사퇴했는데 법을 전공하신 분이 국민들 앞에 당당하지 못하게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며 “홍준표 방지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류순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사임서 통보는 권한대행이라고 명시돼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통지하지 않아 보선을 막아 도민들의 피선거권과 참정권을 박탈했기 때문에 직무유기를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