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소식통들은 클린턴에 대한 힐러리의 애정이 아직 남아 있어서가 아니라 영부인이 아닌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들어갈 야심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왼쪽부터 힐러리, 벨린다와 클린턴. | ||
벨린다의 올해 나이는 37세. 젊고 아름다운 데다가 매그나 인터내셔날이라는 회사를 가진 억만장자이기도 하다. 캐나다 야당인 보수당의 주요 멤버이기도 한 벨린다는 클린턴에게 정치고문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가까워졌고 앞으로도 계속 만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을 예의주시하던 힐러리는 스키장 밀회 이후 남편에게 지붕이 들썩거렸을 정도로 소리를 질러 댔다고 한다.
“그 금발 캐나다 여자는 잊어. 나는 당신이 그 여자의 야심이 아닌 내 정치적 야심에 모든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해. 알아듣겠어?”
올해 56세의 힐러리는 ‘차차기’ 대권을 노리면서 차근차근 앞으로 나가고 있다. 4년 후에 있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가장 강력한 주자로 일찌감치 꼽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힐러리는 클린턴의 복잡한 사생활 때문에 자신의 야망을 망치게 된다면 28년간의 결혼생활을 끝장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들 부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이 전하는 말.
“힐러리는 빌에게 자신은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을 했다. 만약 빌이 그런 기회를 그르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도 했다. 힐러리는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이후 너무나 힘들었다고 울부짖으면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힐러리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빌이 벨린다와 만나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용납할 수 없으니 정치고문도 당장 때려치우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 순간 “예수님의 이름을 걸고 벨린다와는 육체관계가 없었다”고 고백했지만 힐러리는 그의 ‘부적절한 관계’에 수없이 당해서인지 조금도 화를 가라앉히지 않았다고 한다.
클린턴과 벨린다, 두 사람의 접촉이 처음으로 바깥에 드러난 것은 2002년 9월. 이날 두 사람은 단 둘이서 저녁식사를 했고 이후 민주당 행사와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금행사 때 다시 만났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이 공적 의미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캐나다 보수당 행사장에서 있었던 한 에피소드 때문. 당시 벨린다는 행사장에서 연설을 했는데 이 순간 그의 휴대폰벨이 울렸고, 벨린다는 이에 연설을 중단하고 전화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연설을 하는 입장에서 전화기를 꺼 놓지 않은 것도 이상했지만 연설을 중단하고 전화를 받는 벨린다의 모습은 더욱 의아스러웠다.
문제의 전화는 클린턴이 중국에서 걸어온 전화. 그는 벨린다에게 “명예로운 자리에 선 당신의 모습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은 그대로 다음날 토론토의 신문들에 보도되었고 물론 힐러리도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힐러리의 바가지 긁는 소리가 바깥으로 새어 나오지는 않았다. 파열음이 먼저 터져 나온 것은 오히려 벨린다의 집안이었다. 벨린다는 클린턴과의 염문설이 퍼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5월,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챔피언 출신의 남편 조안 올라브 코스와 이혼했다. 벨린다로서는 두 번째인 이 이혼을 두고 캐나다와 미국 정가에서는 클린턴 때문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힐러리는 이후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클린턴에게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준비하고 있던 회고록 집필을 빨리 끝내라고 재촉하고 있다. 나돌아 다니지 말고 집에 가만히 있으라는 얘기.
이혼이라는 마지막 무기를 빼어 든 탓인지 힐러리의 매서움은 효과를 보고 있다. 벨린다는 클린턴도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위스 세계경제포럼 참가를 전격 취소했다.
이를 두고 클린턴 주변의 사람들은 클린턴이 여자와 섹스 못지 않게 권력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즉 빌 클린턴 또한 힐러리와 마찬가지로 백악관에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
이들 부부의 한 친구는 “힐러리의 강짜 바가지가 바람둥이 클린턴에게 먹혀 들고 있는 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당신에게 권력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는 힐러리의 말을 클린턴이 믿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