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환-박승호 전 포항시장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박승호, 박기환 전 포항시장들이 20일 경북 포항 남구 오천시장에서 1년만에 다시 만났다.
두 전 시장들이 이날 오천장을 찾은 것은 한가하게 장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소속정당의 후보 선거유세를 위해서다.
5대와 6대 포항시장을 역임한 박승호 전 시장은 바른정당 경북선대위원장을 맡아 유승민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고 초대 포항시 민선시장을 역임한 박기환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경북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것.
1년 전 이들은 새누리당의 여성전략공천으로 인해 포항북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박승호 전 시장이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돼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자 박기환 전 시장이 두 팔 걷고 도왔던 인연이 있다.
“말이 여성전략공천이지 사실상 청와대에서 김모 후보를 낙점해 준 것 아니냐”며 “아무리 정치라지만 이런 꼬라지는 처음 본다”고 박승호 전 시장의 손을 잡고 선거지원에 나섰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각자 다른 색깔의 점퍼를 입고 다른 색깔의 유세차량에 올라 다른 후보를 지원하는 선거유세 마이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날 유세장에서 두 전임시장들의 모습을 본 김모(54)씨는 “내 표가 2표라면 각각 1표씩 주고 싶다”며 “이 둘의 만남이 아름다운 이유는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공감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에도 도리가 있고 정치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의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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