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 휴즈 | ||
솔트레이크의 영웅으로 떠오른 사라는 1985년생으로 대회 당시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소녀였다. 대회 마지막 날 환상적인 트리플점프를 성공시켜 극적으로 1위에 오른 그녀는 3위로 처진 빙판 여왕 미셸 콴을 물리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은반 위가 아닌 대학캠퍼스에서 평범한 학생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듬해인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위에 입상한 후 아주 어린 나이에 사실상 선수생활을 마감한 것. 말 그대로 혜성처럼 은반 위에 나타났다가 혜성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미국의 타블로이드 <글로브>는 일반인으로 되돌아간 사라 휴즈의 요즘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녀는 올림픽 챔피언이 된 이후 세계아이스투어를 하면 1백만달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것을 마다하고 고등학교로 돌아갔다. 이후 공부에만 전념한 그녀는 최우등의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세계 최고 명문인 예일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녀는 코네티컷의 캠퍼스에서 네 명의 학생이 같이 생활하는 허름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가끔씩 재미로 스케이트도 타고는 있지만 다시는 은반 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 정말 자유롭다. 이전에는 항상 무언가에 갇혀 있고 고릴라가 내 목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하루 종일 스케이트 연습을 안해도 되고 대회 입상이라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훨씬 나은 인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열 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한 그녀는 엄청난 시간을 연습에 할애했기 때문에 학교 공부는 모두 차안에서 해야 했다고 한다.
“나는 당시 너무 많은 심리적 부담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나는 그때 즐겁지 않았고 그다지 좋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녀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예일대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자기 바로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까스로 유명세를 잠재우고 난 뒤에야 일반 학생처럼 캠퍼스를 거닐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사는 방에는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메달도 없다고 한다.
“만약 여러분이 내 방에 오면 내가 예전에 하루 종일 스케이트 탔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내 방에는 윌리엄 왕자와 아메리칸 아이돌인 클레이 에이큰, 그리고 내 가족들의 사진들만 걸려 있다.”
사라는 지난해 10월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탔다.
“너무 떨렸다. 나는 내가 아무 것도 까먹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다. 그러나 내 인생의 목표가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스케이팅 말고도 이 세상에는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금메달 말고도 한 개인으로서 이루어 낼 것이 너무 너무 많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