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해체 문제없다더니, 교통안전공단 ‘판독 불가’ 통보
유족 측이 제공한 사고 당시 유세 차량 사진. 차체보다 길게 제작된 선거 유세 구조물때문에 방향지시등이 보이지 않는다.
오토바이 운전자 조 아무개 씨는 공교롭게도 세월호 3주기인 지난 4월 16일 문 후보 유세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유족 측이 <일요신문>에 단독으로 공개한 사고 영상을 보면 유세 차량이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하다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세 차량 사진에는 선거 유세 구조물이 차체보다 길게 제작돼 방향지시등을 가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세 차량이 급격하게 차선 변경을 한데다 방향지시등까지 보이지 않아 조 씨가 대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유세 차량 불법개조가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며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유세 차량은 곧바로 해체됐다. 경찰은 똑같이 개조된 다른 유세 차량이 있기 때문에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불법개조 판독을 의뢰 받은 교통안전공단 측은 “실제 사고 차량이 없으면 불법개조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 측은 “똑같이 개조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볼트로 연결이 되어 있는지, 용접이 되어 있는지에 따라 불법개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업체 측 말만 듣고 불법개조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면서 “경찰 측에서 불법개조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실제 사고 차량이 없으면 우리는 판단을 못한다고 딱 잘라서 말씀 드린 부분”이라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측은 “(국과수 등) 다른 기관도 실제 차량이 없으면 불법개조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이 증거를 제대로 보전하지 않아 수사가 어려워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사망한 운전자의 오토바이는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야 한다면서 보전을 결정해놓고 정작 불법개조 의혹이 있는 유세 차량의 해체는 허가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경찰의 의도적인 부실수사를 의심하고 있다. 유력한 대선후보와 관련된 사건이다 보니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평경찰서 측은 “우리가 사고 차량을 해체하라고 허락한 적은 없다”면서도 경찰 허락도 없이 사고 차량이 어떻게 해체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
| 유족 측 “문재인 후보 강제조문 맞다” 유족 측은 강제조문 논란에 대해서도 억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유족 측 관계자는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조문 가능 여부를 타진해와 분명하게 거절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막무가내로 빈소로 찾아왔다. 문 후보 측은 아버지가 허락했다고 해명했는데 사실이 아니다. 아버지께서는 일단 찾아왔으니 만나보자고 하셔서 만남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당시 조문 요청을 거절한 통화 녹취록도 최초로 공개했다. 유족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문 후보의 조문을 원하지 않으며 개인정보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족 측 관계자는 “당시 아버지가 허락했는데 일부 유족이 반발한 것이라는 문 후보 주장만 보도 되면서 유족들은 손님을 불러놓고 문전박대한 사람들로 왜곡됐다. 너무나 억울했는데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면서 “문 후보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조문 이후에는 연락 한 번 없었다. 결국 유족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 문 후보의 조문으로 유족들의 상처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강제조문 논란과 관련해 “유족 측이 어떤 주장을 하던 대응을 안 하려고 한다. 유족과 진실공방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만 당시 문 후보가 유족들과 만나 40분 정도 대화를 나누면서 진심으로 위로한 것만큼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