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없는데 어찌 찾아가나요”
창원시 진해 명동마리나 외곽방파제는 낚지금지에도 낚시꾼들이 몰리고 있다. 난간에 가로로 길게 난 구멍은 아이들 추락 위험성이 지적됐다.
특히 준공된 지 두 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리나 방파제에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해양공원 입구에는 마리나 방파제로 안내하는 아무런 문구나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아,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립한 방파제가 방문객들이 찾지 못해 무용지물이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명동마리나 외곽방파제는 지난 3월 16일 우도마을 내 특설무대에서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창원 해양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총사업비 283억 원을 투입, 방파제 상부에 산책로, 벚꽃쉼터, 요트등대, 야간경관 등 친수관광 시설물을 설치했다.
마리나 방파제에 가기 위해서는 음지도 해양공원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해양공원 내에는 시설물을 안내하는 표지판도 없고 데크 산책로 입구의 안내 이정표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우도로 진입하는 보도교를 건너도 마찬가지다. 방파제에 도착해서야 이곳이 명동마리나 외곽방파제라는 것을 알리는 현수막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마리나 방파제를 일부러 찾아온 시민들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혼란을 겪어야만 하는 실정이다. 3월 준공식 후 2달여 시간이 지났음에도 창원시가 시설물 활용과 홍보에 지나치게 미흡하다는 비판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안전문제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창원시 진해 일대 풍속은 4.3m/s로 강하지 않았으나 해안가는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반드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음지도 해양공원에서 우도로 진입하는 보도교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난간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방파제에 도착하니 체감 풍속은 가만히 서 있어도 몸이 밀릴 정도로 강하게 불었다. 어린아이들이라면 바람에 넘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파제에는 위험을 안내하는 그 어떤 시설물도 없었다. 낚시 행위를 금지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게 전부였다.
방파제 난간에 가로로 길게 난 구멍은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유아의 경우라면 빠질 정도의 크기이며, 아이들이 일부러 구멍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바람에 밀려 구멍 쪽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어 안전 시설물 보강이 시급해 보였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난간 하부에 길게 난 구멍은 설계 당시 디자인을 고려한 부분과 더불어 파도가 높을 시 유입된 바닷물이 빠져 나갈 구멍이 필요해 뚫어놓은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디자인을 고려했다고 보기에는 구멍이 너무 크고 바닷물이 빠져나갈 길이 필요한 부분이라면 더욱 작게 만들어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방파제 입구부터 낚시금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어도 현장에는 낚시꾼들이 버젓이 낚시행위를 일삼았다. 낚시꾼들이 낚시를 위해 자주 애용하는 장소는 현재 방파제에서 바람이 가장 심하게 부는 방파제 끝머리 등대가 있는 곳으로 그곳은 성인 남자가 눈을 제대로 뜨고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 장소였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선 “낚시 금지 현수막을 부착하고, 환경미화원을 통해 낚시꾼 금지 계도를 시행 중”이라며 “예전부터 우도 방파제는 낚시꾼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라 강력한 처벌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송희숙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