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당 핵심’ 칭호에 ‘시진핑 사상’ 까지...시진핑 독재 시작됐다
[일요신문]미국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른 중국...그 대국의 지도자 시진핑 국가 주석이 최근 전 세계를 긴장케 하고 있습니다. 중국 안팎에서 시진핑을 찬양하는 우상화가 진행되는 한편, 장기 독재를 위한 여러 포석들이 중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중국이란 대국의 ‘황제’를 꿈꾸는 것일까요. 검은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진핑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사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시진핑 주석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르리라고는 그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죠. 물론 시 주석은 금수저 출신입니다. 그는 태자당(중국 공산당 초창기 핵심 멤버들의 자손들)의 일원입니다. 아버지 시준쉰은 혁명 원로이자 부총리까지 역임했던 거물이었죠. 하지만 시준쉰은 훗날 반당분자로 몰려 일가족 모두가 수 년 간 토굴 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후 시진핑 일가는 복권됐지만, 그는 오랜 기간 동남부 지방 정부 관료를 전전했죠. 그런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상하이시 당서기를 맡으면서 부터입니다. 이 때 상하이방 거두 장쩌민과 인연을 맺은 덕에 중앙 무대로 나아갈 수 있었죠.
기회는 소리 소문 없이 오나 봅니다. 이 때 중국 권부에서는 전임 지도자 장쩌민과 현 지도자 후진타오의 물밑 암투가 최고조로 다다랐고, 그 중간쯤 위치에 있던 시진핑은 자연스레 양 측 모두에게로부터 신임과 지원을 받게 됩니다. 시진핑은 태자당에서도 온건파로 분류됐던 인물이었죠. 그는 이 고래들의 싸움 속에서 2008년 국가 부주석, 2010년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직에 오르죠. 이 때 만 해도 시진핑은 경쟁자 보시라이와 리커창에 비해 덜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오히려 인민해방군 소속 가수인 부인 펑리위안이 더 잘 알려진 인물이었죠.
전임 지도자들로서 시진핑은 안전한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시진핑은 마침내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에 오르며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거듭났고, 이듬해 중국 공산당 18대 당대회를 통해 후진타오로부터 정식으로 권좌를 이양 받기에 이릅니다.
하지만...전임 지도자들이 안전한 선택인줄 알았던 시진핑 카드는 곧바로 본색을 드러냅니다. 그는 집권과 함께 사회 곳곳에 창궐한 부정부패와의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합니다.
문제는 그 부정부패 척살이란 명목 하에 자신과 경쟁구도에 있던 인사들을 하나 둘 쳐내버리고 있다는 것이죠. 그는 집권 직후 최대 정적 보시라이 충칭 당서기를 각종 부정 및 부패 혐의를 적용해 2013년 10월 무기징역을 선고합니다. 이어 또 다른 잠재적 경쟁자였던 저우융캉 상무위원마저 부패 및 반역죄를 적용해 제거해 버립니다.
물론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정적 제거 과정은 국가 개혁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두둔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낮 뜨거운 우상화 작업은 물론 권력 구조 및 제도 하나 하나에 자신의 위치를 관철시키기에 이릅니다.
중국 문화․예술계에선 시진핑을 찬양하는 각종 작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시다다(習大大)는 펑마마(彭麻麻)를 사랑해’(시다다는 시진핑, 펑마마는 부인 펑리위안을 뜻함)라는 노래는 중국 곳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뮤비 조회 수만 무려 5000만 건을 돌파했죠. 지난해에는 56둬화라는 중국 걸그룹이 ‘당신을 어찌 부를지 모르겠다’, ‘만두가게’ 등 제목만 들어도 낮 뜨거운 시진핑 찬양가를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 관영방송 <CCTV>는 문화대혁명 당시 시 주석의 생활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 ‘초심(初心)’을 전국에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다큐 내용 중에는 젊은 시절 밀 100㎏을 메고 5㎞ 산길을 걸었다는 시 주석의 일화도 포함됐죠. 정말이지 현대 민주국가에선 상상할 수 없는 노골적인 지도자 찬양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제도권에서도 자신의 야욕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은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를 통해 시진핑에 ‘당 핵심’ 칭호를 부여했습니다. 이게 참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핵심 칭호는 사실상 덩샤오핑 이후 오랜 기간 사라졌던 유물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큽니다. 덩샤오핑 퇴장이후 중국은 장쩌민, 후진타오까지 당 상무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가 자리 잡아 왔습니다. 시진핑은 본인에게 ‘당 핵심’ 칭호를 부여하며 사실상 집단지도체제의 권력기구였던 상무위를 자문위 격으로 격하 시키고자 하는 셈입니다.
이에 앞서 2016년 4월 시진핑은 군에 있어서도 ‘중앙군사위 연합지휘중심 총지휘’라는 새로운 직함을 달기 까지 했습니다. 시진핑은 이로써 1인 권력구도를 구축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오는 10월 제19대 당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진핑은 무난히 재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임 지도자들처럼 임기 10년을 채우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여러 정황들을 놓고 볼 때 시 주석은 기존 관례를 깨고 20년 장기 독재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당 핵심’ 칭호 부여 이후 시진핑 장기 독재 프로젝트는 본격 가동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 19대 당대회에서 과연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당헌에 포함될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한 인물의 사상이 당의 당헌에 관철되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공산당에서는 ‘마오쩌둥 사상’ 만이 유일하게 관철돼 있습니다. 전임자였던 후진타오와 장쩌민으로서는 범접조차 못한 세계였고, 덩샤오핑 역시 ‘이론’의 경지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쯤 되면 북쪽의 그 분(김일성)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본인의 우상화는 물론 당헌과 헌법에 까지 자신의 사상을 관철시켰죠. 요즘 시진핑 주석... 자신의 외동딸 시쩌밍을 자주 대동하고 다니던데...혹시 김일성 주석처럼 그 생각(세습)은 아니겠지요?
아무튼 전 세계는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우상화와 장기 독재 체제 수순에 대해 극도의 경계와 함께 비판 일색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우리 입장에서도 곱씹어 봐야할 문제입니다.
기획_제작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