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김재원 기자 = 경상북도 최대 도시인 포항시의 체육이 흔들리고 있다.
전국체전 유치 실패에 이어 도민체전 우승마저 실패하면서 충격이 적지 않기 때문인데, 이로인해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영천시 일원에서 개최된 제55회 경북도민체전에서 구미시에 20점 이상의 큰 점수 차로 패해 종합우승 탈환에 실패했다.
이는 민선6기 체육경시 정책의 결과라는 게 중론인데, 2020년 전국체전 유치 경쟁기간 보여준 시 체육회의 구태의연한 행태도 포항 체육의 현실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체육계 한 인사는 “도민체전 우승 실패보다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포항시체육회가 보여준 금품로비 의혹은 포항 시민과 체육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특히 포항 체육이 이같이 추락한 것은 민선6기 이강덕 시장 취임 이후 ‘체육과 축소’, ‘체육회 인사문제’와 함께 ‘시의회의 체육회 예산 삭감’ 등 체육경시 정책에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 2007년 체육인과 시민들의 열망으로 체육과를 신설했다. 포항 체육은 체육지원과 신설 후 도민체전 8연패 기틀마련, 각종 전국대회 유치 등 53만 시민건강 지킴이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포항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체육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과를 ‘새마을체육산업과’로 축소했다. 축소개편은 결국 체육인들의 불만을 야기했고 도민체전 결과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전무이사협의회는 “포항시가 체육인들의 의견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체육행정을 펼친다”면서 “체육과 축소방안은 체육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시의 결정을 비판한 바 있다.
체육회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이강덕 시장이 취임하면서 체육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모 인사를 체육회 국장으로 임명하면서 인사문제는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당시 체육회 모 인사는 “체육회 사무국장은 시 체육을 통괄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업무와 관련도 없는 사람을 시장이 자기사람이라고 앉히면 되겠냐”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의 예산 삭감도 포항 체육 추락에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의회는 2017년도 도민체전 예산을 지난해 비해 1억원 이상 대폭 삭감했다.
체육과 스포츠에 관심 있는 타 주요 도시들이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어서 “시의원들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급급해 시민체육이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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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07.01 16: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