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으로 둘러싸인 컴컴한 방, 칠흑같은 어둠 속에 고글을 쓴 웨이터가 ‘어둠 속의 저녁식사’에 참석한 참가들에게 자리를 안내해 준다. 자리를 찾은 참가자들은 손으로 더듬더듬 포크와 음료를 찾아낸다.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 켠에서는 식기 떨어뜨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잘못해서 옆사람 잔에 손을 대거나 엎지르는 일은 부지기수. 그러나 분위기만은 화기애애.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그야말로 진정한 ‘블라인드 데이트’를 즐기는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이처럼 ‘디너 인 더 다크’라는 맞선이벤트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풀코스로 진행되는 저녁식사를 어둠 속에서 마치고 나면 디저트가 나올 무렵에야 식탁 위에 촛불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그리 밝지 않은 촛불 속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 대한 남녀들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맞선 참가자의 대부분은 미혼남성들. 이 행사가 환영받는 이유는 외모가 아닌 인격에 집중해서 상대방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 상대방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솔직해 질 수 있다는 게 이 이벤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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