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애나와 찰스 부부, 그리고 왕자들. | ||
다이애나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집사 폴 버렐은 <왕실의 의무(A Royal Duty)>라는 책을 통해 찰스 왕세자는 아버지인 필립 공과 “다이애나와 5년간 결혼생활을 한 이후에는 이혼해도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연인 카밀라 파커 볼스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찰스에게 이 밀약이 결혼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계약의 의미는 당시 찰스나 필립 공이 다이애나를 왕실의 자식을 생산하는 씨받이로만 쓰겠다는 것으로 다이애나 역시 뒤늦게 이 같은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아 결국 찰스라는 남자에 대해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고 한다. 이는 다이애나의 끔찍한 죽음의 배후에 찰스가 있을 것이라는 시중의 의심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 새삼스레 많은 의문을 던져 주고 있다.
책의 저자인 버렐은 찰스가 왕실에서 다이애나와의 결혼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자 아버지인 필립 공을 찾아가 “다이애나를 사랑하지도, 사랑할 수도 없다”고 말하고 결혼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고 한다. 그러자 필립 공은 찰스가 마음에 둔 이혼녀 카밀라와의 결혼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정 못살겠으면 5년 내에 왕손을 얻은 후 이혼하고, 그 이후 카밀라와 사실상의 결혼상태를 유지하라’는 묘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 폴 버렐 | ||
“찰스의 그 같은 태도는 결혼의 신성함을 믿는 다이애나에게는 무척이나 큰 충격이었다. 다이애나의 눈에는 자신이 왕가에 팔려 온 가난한 씨받이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이 곧 버림받을 존재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다이애나는 시아버지인 필립 공에게 다음과 같은 항의성 짙은 편지를 썼다고 한다. ‘찰스가 나에게 우리의 결혼이 성공적이지 못하면 자기는 카밀라에게 돌아갈 있다고 말을 해요. 아버지와 약속이 되어있다는 거예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난 마치 왕가의 자식이나 낳아 주러 온 씨받이 같은 느낌을 갖고 있어요.’
필립은 곧바로 답장을 써서 ‘우리는 찰스가 카밀라 때문에 너를 떠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일도 없다’면서 ‘네가 의심하는 5년 동안만 살라는 내용의 결혼 계약은 없다’고 부정했다.
그러나 1986년 찰스와 다이애나가 결혼한 지 정확히 5년이 지난 바로 그 해에 두 사람의 결혼은 파경 국면까지 치달았다. 다이애나는 찰스에 대항해 맞바람을 피웠고, 찰스는 더 이상 다이애나와 같이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카밀라에게 돌아갔다.
책의 저자 버렐은 “다이애나는 자신이 찰스가 카밀라와 결혼을 못하게 하기 위한 왕가의 인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저 세상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