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타임스>가 지적한 것처럼 현재 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일부 민간업체는 때아닌 특수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진출해 있는 건설업체를 비롯하여 각종 대기업들과 무역업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노다지’를 캐고 있는 업체를 꼽으라면 아마도 ‘그림자 군대’ 즉 ‘민간경호업체’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폴 브레머 미군정 최고행정관 역시 미군 부대가 아닌 민간업체인 ‘블랙워터’사의 요원에게 경호를 맡기고 있을 정도.
이들의 임무는 주로 민간 기업인들의 신변 보호나 차량의 검문검색, 지뢰 제거, 인질 구출 또는 이라크 경찰특공대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이들 ‘보안업체’는 1백80여 개며, 1만5천 명 이상의 요원이 파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에 진출해있는 우리나라 경호업체로는 김선일씨 피랍 사건과 관련해 현지에서 대리인을 통해 독자적으로 석방 교섭을 벌였던 ‘NKTS’가 있다.
이처럼 민간경호업체들이 이라크에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군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호업체인 BSN의 비외른 미하엘 비르 대표의 말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조기에 마무리된 점도 작용했지만 미 정규군 수가 지난 90년대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대부분이 전직 경찰이나 특수부대 출신이기 때문에 이들의 실력은 정규군 못지않다. 아니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비르 대표는 자부한다.
“우선 사복을 착용하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염려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한 정규군보다 적게는 20배에서 많게는 30배의 봉급을 받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미 최대 경호업체인 ‘블랙워터’의 경우 요원들이 의뢰인으로부터 한 달에 받는 금액은 최고 1만5천달러(약 1천8백만원)에 이르며, 독일의 BSN의 경우에는 무려 4만2천유로(약 5천9백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요원들이 이라크에서 노다지를 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자포자기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는 것. 정확한 수치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티그리스 강에 몸을 던지는 수도 적지 않다고.
또한 이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 중동 전문가인 페터 숄 라투어는 “그들은 용병이다. 마치 람보처럼 이라크를 쑤시고 다닌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고 쏘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