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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 | ||
문제는 바로 공개되지 않은 ‘이혼 기록’. 지난 1988년 전 부인이었던 줄리아 소른과 18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합의 이혼했던 케리는 당시 부인과의 동의 하에 매사추세츠 법정에 자신들의 이혼 사유 및 배경에 관한 기록을 공개하지 않도록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그 ‘비밀 문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의 대통령을 뽑는 데 모든 걸 다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대 세력, 즉 공화당측과 일부 ‘알 권리’를 찾아 나선 미국인들의 목소리 때문이다. 분명 합의 이혼이긴 했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것. “당당하다면 굳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비난하는 공화당측의 주장에 대해 케리는 “이혼 기록은 그 누구와도 상관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아주 ‘오래된 이야기(old story)’다”고 반박하고 있다.
얼마 전 피닉스, 애리조나 등지의 선거 유세 당시 “이혼 파일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못박은 그는 “또한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단지 정치적인 음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전 부인과 나는 지금도 여전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으며, 자식들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혼 후에도 여전히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난 1996년 출간된 전 부인 소른의 자서전 <마음의 변화(A Change Of Heart)>의 내용이다. 당시 책에서 그는 케리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숨막히는 결혼 생활이었다”며 부정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나처럼 불행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부부들을 돕고 싶어서 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그는 “촉망받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산다는 것은 매우 우울한 일이었다. 심지어 자살까지 하고 싶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최근에는 소른의 이런 우울증의 원인을 케리의 ‘외도’에서 찾으려는 듯 크고 작은 불륜 스캔들마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드러지 리포트>는 지난 2월 케리가 2001년 봄부터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하던 한 젊은 인턴 여성과 관계를 맺어 왔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미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최근호에서 “케리는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하기 전부터 이미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1982년 별거에 들어가기 2년 전인 1980년부터 이미 보스턴에 거주하는 한 익명의 여성과 내연의 관계였던 케리가 1988년 이혼한 후에도 이 여인과 수년간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것.
그렇다면 혹시 케리의 이혼 사유에 ‘불륜’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2의 빌 클린턴’이 탄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 민주당측으로서는 더더욱 파일 공개를 거부할 법한 일이다.
그동안 심성이 곧고,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책임감 있는 아버지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온 케리로서는 이런 ‘부적절한 관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의 대선 행보의 판도를 순식간에 뒤바꿔 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