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뉴얼 작성형 - 주도면밀한 계획 세워 대사까지 미리 연습
M씨(29)는 대학생 시절 가능한 많은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매일 헌팅 3건과 연간 소개팅 60건 이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고민 끝에 M씨는 ‘계획’과 ‘반성’으로 노선을 바꿨다.
“우선 좋아하는 이성이 생기면 계획표를 짠다. 매번 데이트를 할 때마다 ‘반성할 점’과 ‘반응이 좋았던 점’을 각각 세 가지씩 노트에 적는다. 차였을 경우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여성에게 물어본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반응이 좋았던 점’은 매뉴얼로 만들어 계속 써먹었다.”
M씨는 애드리브에 소질이 없었던 탓에 할 말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대화를 미리 준비해두는 등 모든 데이트를 주도면밀하게 계획했다는 것. 심지어는 ‘작은 말다툼을 할 타이밍’까지 정해두었다고. 그를 위해 심리학책도 30권 이상 읽었다니 이쯤되면 그 노력만큼은 높이 사야 할 듯. 하지만 그는 현재 헌팅 기술은 영업에, 매뉴얼이나 계획표 만들기는 상담에 응용하고 있다. 데이트가 아닌 ‘엉뚱한’ 직장일에서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미팅 여왕의 코멘트
“상대가 매뉴얼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대화는 애드리브다. 사람과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는 남자는 인기없는 것도 당연하다.”
2. 자기 PR형 - 열심히 키운 근육 과시하고 업무능력 떠벌여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은 관심을 안 보이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여성으로부터 고백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S씨(29).
“보기엔 왜소해 보일지 몰라도 실은 가슴둘레가 103cm나 된다. 여성들이 몸짱을 좋아한다고 하기에 늘 근육을 어필한다. 셔츠는 늘 소매를 걷어 입고, 드라이브할 때도 핸들을 잡은 팔에 힘을 줘서 이두박근을 강조한다.”
복근 운동과 등근육 운동을 매일 1백 회 이상 하고, 그밖의 웨이트 트레이닝도 빼놓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직장에서 우수한 업무실적으로 표창을 받은 일도 있다고. 그런 자신을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계속 했다가 상대 여성으로부터 “스스로를 아주 좋아하나봐요”라는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듣고 솔직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S씨. 여성들의 마음을 얻기까지 그에게는 아직도 험난한 길이 남아 있는 것일까.
미팅 여왕의 코멘트
“지나친 자기 PR이나 자랑은 역효과. 상대가 ‘스스로를 아주 좋아하나봐요’라고 비꼬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거의 절망적이다.”
집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H씨(31)는 시간이 날 때마다 기분전환도 할 겸 가사에 몰두한다고. 처음 만나는 여성과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난 늘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이틀에 한 번은 한다”고 이야기하면 감탄하는 여성들이 많아 그 후로 가사에 더욱 힘을 쏟게 되었다는 것.
어두운 조명을 아래 하얀 벽에다 프로젝터로 외국의 CF를 틀어놓는다든가, 요리책을 사서 요리를 연구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와인을 비롯해 수십 종류의 술을 갖춰놓고, 늘 세 종류 이상의 요리를 냉장고 안에 준비해 놓기 때문에 언제 손님이 오더라도 여유 있게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H씨의 자랑이다. 요즘에는 일본에도 김치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늘어서 김치까지 스스로 담글 정도라고.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젊은 여성들은 그의 요리솜씨를 맛보면 꼭 다시 오게 된다는 것. 덕분에 여자친구가 많다는 H씨는 정작 “애인은?”이라는 질문에는 “아직 모집중”이라는 대답을 남겼다. 대체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남자에게 무엇이 부족한 걸까.
미팅 여왕의 코멘트
“남자의 요리 솜씨가 지나치게 뛰어나면 여자들이 부담감을 느낀다. 여성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4. 임기응변 허풍형 - 어떻게든 꾀어보려고 없는 말 만들어내
K씨(30)에게 있어 ‘인기 있다’는 것은 미팅에서 만난 여성과 잠자리까지 갈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한다.
“내가 주력하는 것은 대화다. 특히 미팅은 한정된 시간 내에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튀어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직업이나 가족에 대해 거짓말을 해대며 상대의 입맛에 맞춘다는 것. K씨에 따르면 “최근엔 형과 내가 작은 설계사무소를 하고 있어 형은 설계, 나는 영업을 맡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여성들한테 먹히고 있다. 즉흥적으로 상황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30분 전에 한 이야기도 기억하지 못 한다.”
대화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은 미팅에 나가기 때문에 수입의 대부분은 미팅으로 없어진다고. 또한 미팅에 나가기 전에는 여성 접대부가 있는 클럽에 가서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매일 매일 다른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화기술’은 향상될 듯. 하지만 ‘승률’은 2할 정도라고 하니 투자한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아닐까.
미팅 여왕의 코멘트
“여성 접대부들은 손님에게 이야기를 맞춰 주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에 ‘대화 기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자신을 너무 좋게 이야기하는 것 보다, 처음에는 자신을 낮추고 서서히 장점을 부각시켜 나가는 것이 낫다.”
자연스런 배려가 중요
결국 ‘노력에 비해 충분히 보상받지 못 한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남자들의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여성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의외의 부분이었다. “어떤 사람이 대화에서 소외되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에 동참하도록 배려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와 같이 ‘자연스러운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나는 이렇게 자상한 사람이다’고 과시하는 듯한 모습은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하니, 어디까지나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