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려다 아예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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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10대 소녀들이 보는 잡지에 실린 각종 가슴성형수술 광고들. | ||
“통통한 부분의 지방을 빼서 가슴에 주입. 그야말로 일석이조! 이상적인 몸매를 위한 최선의 방법.” “가슴에 상처가 남지 않으면서 임신이나 수유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일본의 10대 여학생들이 보는 잡지에는 이런 광고가 빼곡히 실려 있다. 화장품이나 패션제품과 마찬가지로 성형광고는 이제 여성지의 주된 광고수입이 됐다.
그 영향인지 일본의 10대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성형 붐이 일고 있는 것. 젊은 여성들의 심리와 생활에 정통한 한 저널리스트는 “프티성형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성형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져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심지어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지면 인생을 더욱 밝게 살 수 있다’며 엄마가 아이에게 가슴성형 수술을 받게 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츠카 미용성형외과의 후쿠타씨는 “가슴성형수술 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에 오는 10대 소녀는 연간 약 2백 명 정도 된다. 이들은 가슴이 작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거나 등교거부를 한다. 함께 목욕을 하는 것이 창피해서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는 아이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 병원에서는 가능한 한 수술을 하지 않도록 권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자의 약 10%는 수술까지 간다고 한다. 가슴성형은 전체 성형수술의 5% 정도 된다고 한다.
도쿄의 또다른 병원의 원장은 “홋카이도나 규슈와 같은 먼 지방에서도 가슴성형수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있다. 요즘의 여학생들은 옛날과 비교할 때 골격이나 가슴이 큰 편인데도, 자신의 외모나 몸매를 지나치게 남들과 비교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작고 못생긴’ 가슴을 물려줬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책임감’을 느끼고 딸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남편 몰래 큰돈을 들여 딸의 가슴을 고쳐주는 엄마도 적지 않다는 것.
요즘 인기 있는 수술방법은 ‘지방주입법’으로 복부, 엉덩이, 허벅지 등의 필요 없는 지방을 빼서 가슴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 수술은 국소마취로 두 시간 정도면 끝난다. 겨드랑이나 가슴의 밑을 절개해서 생리식염수 백을 넣는 기존 방법보다 더 각광받고 있다. 비용은 수술방법이나 병원에 따라 30만엔(약 3백만원)에서 1백만엔대(약 1천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어린 소녀들이 간과하는 부분은 바로 수술의 부작용이다. 두 수술 방법 모두 문제점은 있다. 지방주입법은 잘못되면 한 곳에 지방이 뭉쳐서 가슴의 형태가 변하거나 화농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생리식염수 백을 넣는 경우도 메스로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정도 부기가 빠지지 않는다. 또한 수술부위에 염증이 생겨서 가슴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딱딱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생리식염수 백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수술이 실패한 환자의 경우 3년 동안이나 한쪽 가슴 없이 살아야 했던 사람도 있는가하면, 7회나 수술을 하는 바람에 가슴의 유선을 모두 긁어내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수술 후에 문제가 생기는 환자는 20명 중에 1명꼴이라고 한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가슴성형 수술은 잡지의 광고문구에 나오는 것처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거나,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현재 절대적으로 안전한 가슴성형 수술은 없다고 한다. 더구나 성장기의 소녀들의 몸 안에 이물질을 넣는 것이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어린 소녀들은 부작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잡지의 광고만 믿고 생각없이 수술대 위에 눕고 있다. 이 소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술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어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