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비용 14만원 드는데…“한 푼도 안주며 비꼬는 말투로 압박면접” 토로
한 취업준비생의 말이다. 이처럼 채용 과정에서 교통비·숙박비 등의 명목으로 제공되는 면접비가 계약직 지원자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취준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낮은 임금, 불안한 고용 등에 시달리는 계약직 지원자들은 면접비에서도 차별을 당하고 있다.
취업 시즌이면 많게는 수십 개의 면접을 봐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면접준비 비용은 작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 4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상반기 채용면접에 참여한 취준생 6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면접 1회당 평균 14만 834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거주자들은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 소요되는 비용이 워낙 커 면접비용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강제는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은 지원자에 대한 성의 표시와 기업 이미지를 위해 면접비를 지급해왔다. 금전적인 이유 외에도 채용 과정에서 기업들의 다양한 ‘갑질’을 경험했던 취준생들에게 면접비는 ‘돈 이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취업카페와 블로그 등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지원자를 배려하는 모습에 호감을 받았다는 글을 접할 수 있다.
문제는 정규직 지원자와 마찬가지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면접에 참여했음에도 계약직 지원자들은 면접비에서도 차별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한 취준생은 “박봉에다 기간 연장도 안 되는 1년 계약직인데 면접비도 안 주면서 비꼬는 말투로 압박면접을 당하고 나니 합격해도 가기 싫을 만큼 정떨어졌다”고 털어놨다. 한 공공기관 계약직 지원자는 “계약직이지만 경쟁률이 12 대 1이었다”며 “지방이라 교통비만 6만 원 넘게 나온 데다 공공기관이라 내심 기대했는데 면접비는 한 푼도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해 8월 23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사업주에게 면접에 응시하는 청년 미취업자에 대해 면접비용을 지급하도록 하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타당성은 분명 있지만, 면접 대신 서류·필기전형 강화, 면접전형 인원 축소 등의 부작용이 있고,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곤란하다는 등의 어려움이 있다”며 면접비 의무화의 어려움을 밝혔다.
박혜리 비즈한국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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