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인기 높이려…정부 방침과 역행”
광주지역 일선 지자체들이 정부 방침과 역행해 사교육 강사들을 초빙해 입시 설명회를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 입시학원이 마련한 대학입시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2016년 6월부터 올해까지 광주시와 각 구청의 입시설명회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강사 14명 중 10명이 사교육기관 강사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해당 기간에 입시설명회를 미실시한 광주시와 광산구, 북구의 사례는 제외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6월 ‘대학 입학설명회 개최 및 운영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 지자체 주관 입시설명회에 사교육 기관 강사 초빙 지양을 권장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선출직 단체장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입시설명회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면서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방침에 어긋나게 사교육 강사를 초빙하고 있다.
학벌없는사회는 “사교육기관 강사가 입시설명회에 개입한다는 건 입시정보를 전달한다는 순기능과 달리, 사교육 상품을 간접 홍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버젓이 지자체가 사교육 상품을 간접 홍보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건 교육의 공공성을 망각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입시설명회는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하는 정부 방침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며 “사교육기관 강사 초빙을 지양하라는 교육부의 공문까지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학벌없는사회는 광주시와 각 구청에 입시설명회를 개최할 때 교육청·대학교육협의회·교육방송(EBS) 등 공교육 관련 기관과 연계해 강사를 선정하고 취업과 진학의 균형 잡힌 교육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각종 입시설명회 관련 관리·감독 강화와 지자체 입시설명회의 강사 지원 협조 등을 교육부와 광주시교육청에 각각 요구했다.
일선 구청뿐만 아니라 일부 대기업도 사교육 입시 스타로 알려진 강사를 초빙, 입시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어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오는 30일 입시 전문가인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A 소장을 강사로 초빙해 2018학년도 수시지원전략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거금을 들여 A씨를 초빙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이번 특별강의는 2018년도 입시 설명을 통해 수시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변화하는 수시전형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로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선 지자체와 대기업이 정부 방침을 무시하고 사교육 강사를 앞다퉈 초빙해 입시설명회를 여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는 행위다”며 ”이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 사회적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윤중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