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곳곳서 6·25전쟁 67주년 행사 열려
[대구=일요신문] 남경원기자 = “전쟁의 시작으로부터 휴전의 그 순간까지 격투기 소리, 폭탄 소리, 전투기 소리가 1초도 쉬지 않았다. 하늘도 땅도 가슴도 울렁 울렁댔다. 땅은 피로 물들고 하늘은 총의 연기로 미어졌다.”
대구 지역 곳곳에서 민족 최대의 비극 6·25전쟁 67주년을 맞아 참전 용사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고 세계 평화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26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민간단체 주관으로 ‘2017나라사랑 평화나눔 한마당’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상이군경회, 무공수훈자회, 월남전 참전용사, 이북오도민 등 내빈들을 비롯해 시민 15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신재현 무공수훈자회 달서구지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1969년 월남전쟁 당시 해병군으로 베트남 동굴탐색 중 한 사람이 지뢰를 밟아서 3명이 죽었다. 그 중 다친 사람을 헬기에 태워가는데 베트공들이 밑에서 총을 쏴 헬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고 회상하며 “이번 6·25전쟁 67주년행사를 하면서 우리는 더욱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국민들은 다시는 전쟁이 없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외쳐야한다”고 강조했다.
6·25 전쟁을 되새기고 평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된 하늘문화도 이목을 끌었다. 행사에 앞서 군악대와 모듬북 공연에 이어 아리랑 노래에 맞춘 태권무 공연이 진행됐으며 평화 통일을 상징하는 대형태극기가 펼쳐지자 장내에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평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평화의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의미로 ▲무궁화 ▲태극기 ▲독도 ▲현충관 ▲평화관 등의 부스도 함께 운영됐다.
한국전쟁에 대해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에 참가한 마르카(에스토니아)씨는 “한국 전쟁에 대한 책과 영상을 많이 보고 현충로 전쟁기념관에도 찾아가 한국전쟁이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오늘 행사를 통해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정미희(31·여)씨도 “우리에게 윤택한 삶을 주신 그들의 숭고한 피 잊어서는 안되며 그들의 숭고한 피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된다는 것에 동감한다”며 “전쟁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마음 모으는 것이 가장 큰 보훈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지난 25일 대구 남구 봉덕1동 주민센터 앞에서 남구재향군인회 여성회 주관으로 보리주먹밥과 보리떡, 감자 등을 맛볼 수 있는 전쟁음식 체험행사가 열렸다.
같은날 동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는 6·25참전유공자회와 보훈단체 회원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7주년 6.25전쟁 기념식’을 가졌다.
대구 북구 보건대 인당아트홀에서도 배광식 북구청장과 하병문 구의회의장, 보훈단체장,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기념 행사를 가졌으며 보훈단체 국가유공자 및 유족 6명에게 북구청장 표창패를 수여했다.
대구시는 대구그랜드호텔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류규하 시의회 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6·25전쟁 참전유공자 및 보훈가족, 시민,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 참전유공자 및 유가족 20명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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