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호위무사들은 1급 전범자들…박 전 대통령 재판 보면 화나 쥐어박고 싶을 정도”
6월 28일 오후 광화문에서 박찬종 변호사가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걸고 나왔다. 그런데 인사 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상조 강경화 후보자 같은 경우 대국민 설득을 했어야 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정으로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얘기하고 기자들이 질문하면 거기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됐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민주당이 야당일 때 인사 청문회에 나온 사람들 발목을 얼마나 잡았나. 김병준 교수도 논문 표절로 낙마시키고, 국무총리도 3명이나 낙마시켰다. 송영무 후보자 하고 대비를 시켜보라. (발목잡기) 틀을 깨야 한다.”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정당과 소속 국회의원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자율권은 말살됐고, 정당의 부속품이 돼 버렸다. 당론은 권고사항에 그쳐야 한다. 중앙당을 해체하고 당대표·최고위원 체제를 미국처럼 국회 중심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검찰 개혁을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총장 인사에 대통령이 관여 안 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이 관여하니까 다음에 검찰총장 할 사람도 정권 눈치 보고 검찰총장이 된 사람도 자세를 낮추지 않냐.”
―역대 정부에서도 ‘검찰 개혁’을 외쳤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기득권 세력들이 기득권 내려놓지 않으려고 한다. 상당히 힘들 것이다. 추이를 지켜봐야 된다.”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문 특보는) 학자니까 자기 소신대로 얘기할 수 있다. 언론의 자유가 있고 자유민주주의인데. 그런데 대통령 특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렇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강대국이면 미국 가서 미리 떠본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약소국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대선 후보 시절 5대 인사 배제 원칙에 대해 강조했다. 그런데 거기에 위배되는 사람을 지명하면서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직접 얘기한 적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안 할 줄 알았는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의 의견은 참고 자료일 뿐’이라는 얘기를 했다. 초심을 지키지 않으면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는 점은.
“지금은 인수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현재 이것만 갖고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만 초심에서 어긋나 보이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런 걸 지켜봐야 된다.”
―보수가 사실상 궤멸됐다고 볼 수 있다. 그 원인은.
“30여 명의 친박 호위무사들은 1급 전범자들이다. 공천 파동 때 대통령 말 따라 춤추면서 비주류 두들겨 패고 쫓아내서 과반을 넘을 수 있는 의석을 못 넘게 만들었다. 책임자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하지만 거기에 맞춰 칼춤 추면서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1급 전범자들이다. 대통령이 구속되고 수갑 차고 재판 받는 일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도 수갑은 풀고 재판 받았다. 대통령이 탄핵돼 구속 재판 받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대통령 자리가 보통 힘든 자리가 아닌데 공주처럼 자란 여자가 어떻게 하겠느냐. 재판 하는 거 보면 화가 나서 쥐어박고 싶을 정도다.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 했냐고 묻고 싶다.”
―그렇다면 보수가 가야 할 길은.
“자유한국당은 친박 호위무사들을 쫓아내야 한다. 안 나가면 따로 모여라. 그리고 석고대죄해라. 친박 호위무사 빼고 책임이 없나. 있다. 모여서 석고대죄해라. ‘우린 대통령이 무섭고 호위무사들이 칼춤 추는데 다칠까봐 무서워서 할 말을 못했다. 우리도 방조 책임이 있는 종범들이다. 용서해 달라’고 해야 한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권에 도전했다.
“홍 전 지사는 말을 하는 태도와 내용을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표로서 당의 확장성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하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하는데 말로 싸우는 거 아니냐. 국민 설득이 제대로 안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미워하는 사람은 시원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말로서 망할 것이다. 그리고 애초 뇌물 사건으로 재판 받고 있는 사람이 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국민의당은 ‘문준용 조작 제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조작은 나쁜 방법이다. 상당히 표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시간적 여유 없이 허위 사실 유포가 터졌을 때 오는 피해를 생각했을 땐 엄벌에 처해야 한다.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았냐.”
―안철수 전 대표가 계속 침묵하고 있다.
“조작 사건과 관계있는지 없는지는 조사 해봐야 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