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충남·충북서 기세 올려 303표 차 승리…‘팀 정청래’ 조직력 끈끈, 당원 많은 호남 및 수도권 변수

김 후보는 충남·충북에서 기세를 올렸다. 충청남도에서는 1만 2484표(45.65%)를, 충청북도에서도 8967표(47.39%)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충남 1만 1835표(43.28%)·충북 7919표(41.86%)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대전·세종에는 정 후보가 승전고를 울렸다. 정 후보는 대전광역시에서는 8187표(48.23%)를, 세종시에서는 2388표(50.28%)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대전에서 7249표(42.71%)를, 세종에서 1932표(40.68%)를 얻었다.
송영길 후보는 충청권 전 지역에서 9~1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2강 1중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송 후보는 충남 3036표(11.07%), 충북 2034표(10.75%), 대전 1538표(9.06%), 세종 429표(9.03%)로 총 7037표를 기록했다.
경선 직전까지 여론조사 추이를 근거로 자신감을 보였던 정 후보 측에선 아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7월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는 오차범위 내에서 김민석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여론은 추세가 중요하다. 추세가 기세가 되고, 기세가 대세가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충청권은 고향인 충남 금산군이 있는 만큼 정 후보에게는 요충지였다. 정 후보도 충청권 사수에 전력을 다했다. 민주당 당원들의 구심점인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배우자인 김정옥 씨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하며 필승 의지를 피력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충남 패전으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관련기사 정청래 안방 지키느냐 뺏기느냐…민주당 전당대회 첫 승부처 충청은 지금).
김 후보 진영에선 안도감이 묻어 나온다. 김 후보는 7월 31일 X(옛 트위터)에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열세라고 밝힌 바 있다. 충청권에는 정 후보의 고향이 있고, PK에는 정 후보를 돕고 있는 이상호 전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버티고 있어서다. 이 전 위원장은 ‘미키루크’라는 별칭으로 활동한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모임)’ 출신 당원 조직가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상대 연고지인 충청, 상대 조직 기반인 부산의 1차전을 깔끔히 받아들이고, 연임 후보의 초반 기득권을 수용했다”라며 “1차전에서 최대 7% 마이너스까지만 막아내면, 결국 후속 지역의 1순위 표 종합에서 이길 것이고, 마이너스 7%를 넘겨도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용수철처럼 막아낼 것”이라고 적었다.
자신이 제시한 기준을 웃도는 성적을 거둔 김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 연고지인 데다, (정 후보가) 오래전부터 준비를 사실상 해와서 저는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없었다”면서도 “(이번 승리는) 국민과 당원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정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SNS에 “뜨거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끝내 당원이 이긴다. 오직 민심, 당심만 믿고 여기까지 왔다. 당원 여러분께서 저를 지켜주십시오. 1인 1표의 힘을 믿습니다.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 정 후보 모두 자신이 조직표가 아닌 ‘당심’만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목이다.
‘1중’을 형성한 송 후보는 ‘스윙보터’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선호투표제 도입으로 3위 후보에 1순위 표를 준 권리당원들의 2순위 선택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선호투표제는 1·2·3순위 후보를 선택하고, 1순위 개표에서 과반이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켜 2순위 표를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1·2·3순위를 모두 적지 않으면 무효표가 된다.
한 ‘친명계’ 충청권 의원은 “충남·충북은 김 후보가 이긴다고 봤다. 충남에서 고향에 대한 선호도는 좀 낮은 것 같았고, (정 후보 고향인) 금산은 대전이 생활권이다. 대전은 영향이 있겠다 싶었는데 (김 후보가) 대전에서 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친명계’ 재선 의원은 정 후보의 예봉이 꺾였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정청래 바람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남은 선거에서도 해볼 만하다.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충청권이 (김민석에) 열악한 곳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친명(친김민석·친송영길)’ 진영이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팀 정청래’ 후보들이 저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민희 후보는 3만 384표로 당대표 후보급 득표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한민수 후보는 1만 9222표로 3위를, 이성윤 후보는 1만 4838표로 6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와 5위 김용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1.63%포인트(p) 차이다.
‘친청계’의 당원들의 끈끈한 조직력도 입증됐다는 평가다. ‘친청계’ 지지층 사이에서는 최 후보를 상수로 두고, 홀수 월생은 한 후보를, 짝수 월생은 이 후보를 뽑는 전략을 공유했다. 상수인 최 후보는 충청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만큼의 득표수를 기록했다. 한 후보와 이 후보 모두 1만 표 이상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친청계’ 지지층의 결집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관련기사 ‘팀 정청래’ 기세 만만찮다…민주당 8·17 전당대회 관전포인트).

이어 “이재명 정부를 돕겠다 말하고 있지만, 누구도 안 믿는다. 그러나 ‘유시민 반명 발언’에 대해 아무 말 못 하는데 ‘친명’이라 할 수 있나. 전당대회 내내 이 프레임이 작동한다”며 “이재명과 관계없이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을 지키겠다는 당원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당원이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당원들이) 정청래는 어렵다고 이렇게 판단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권리당원이 밀집해 있는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충청 경선은) 앞으로의 경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가장 중요한 호남하고 수도권이다. (당원) 숫자가 많으니까. 과연 호남에서 김민석이 될 것인가. 이런 것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