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주머니는 ‘묻지마’
한편 송영길 최고위원은 11월 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국에서 유학 중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미국생활 비용을 도마 위에 올렸다. 송 최고는 “이 전 의원의 재산은 3억 1000만 원이고 빚은 9000만 원 정도다. 지난 5월부터 미국에 체류 중이고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뉴저지에 있는 매크로프로민스 지역에 살고 있는데 최소한 월세가 3000달러 정도고 생활비가 7000~8000달러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돈 빌려주면 정치자금법 위반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이 전 의원의 유학생활비를 누가 빌려줬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되는 것이냐고 질문한 것이다.
송 최고의 발언 이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이 전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유학비용 및 그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과거에도 거물급 정치인들이 정치 시련기에 해외 유학을 한 사례가 많았지만 구체적인 유학비용과 출처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왔다. 미국 유학의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월세 등 생활비와 학비 등으로 한 달에 5000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 이상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현지 유력 인사들과의 교류 비용 등을 포함하면 액수는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게 ‘정치유학’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이 전 의원과 정 전 장관이 각각 여권 실세와 야권 내 유력한 차기주자라는 점과 폭넓은 교류 범위를 감안하면 두 사람의 미국 유학비용은 한 달에 적어도 수천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전 의원과 정 전 장관이 각각 지난 5월과 7월부터 유학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에 미뤄 두 사람이 지금까지 사용한 유학비용은 어림잡아 각자 수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학비용 규모와 출처에 관해서는 양측 모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재산 실태와 정치적 입지를 고려할 때 사비도 들어가겠지만 상당부분 후원도 있지 않았겠냐고 보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