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밀봉인사’와 달리 임종석 김상곤 등 상당수 예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7월 4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소집,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일요신문DB
박근혜 정부 인사는 예측이 힘들었다. 정권 초기 거론됐던 인사들 대부분이 ‘물’을 먹었다. “언론에 거론되면 후보군에서 제외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용준 인수위원장 발탁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에서 인사를 결정한다는 말이 끊이질 않았고,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 인사 스타일은 달랐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대선 기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며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던 임 실장은 일찍부터 비서실장 발탁이 점쳐졌었다. 그리고 첫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낙연 국무총리 유송화 부속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윤영찬 홍보수석 권혁기 보도비서관 등도 정부 출범 전부터 거론됐던 인사들이다.
정부부처에서도 세간의 소문이 그대로 이어진 경우가 있었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교육부 장관에 뽑힐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경쟁자 없는 단수 후보로 말이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 마스터플랜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하마평이 무성했다. 대선 캠프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도 예상대로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입각이 유력했던 인물들이었다.
반면 요직 배치가 유력했던 몇몇 인물들은 탈락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국가정보원 1차장 출신의 이수혁 단국대 석좌교수와 문 대통령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연구위원장을 맡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강경화 장관에 밀렸다. 통일부 장관으론 일찍이 송영길 홍익표 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됐지만 예상을 깨고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임명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홍영표 의원이 가장 많이 입에 올랐다. 그러나 ‘정책공간 국민성장’ 부소장을 역임한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지명됐다. 여성가족부 장관엔 유은혜 진선미 남인숙 의원 등이 다투는 것으로 보도가 됐지만 문 대통령은 ‘정현백 카드’를 내밀었다. 법무부 장관엔 문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전해철 박범계 박영선 의원과 신현수 변호사를 제치고 박상기 연세대 교수가 발탁됐다. 박 교수는 하마평에 전혀 오르내리지 않았던 인물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론 참여정부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 변재일 의원이 확실시됐다. 변 의원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장’을 맡아 정보통신기술 정책 수립을 총괄했다. 하지만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디지털소통위원장을 맡은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이 청문회를 끝내고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깜짝 인사로 분류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도 예상을 깬 인사로 꼽힌다. 당초 보건복지부 장관엔 김용익 전 민주연구원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고, 후보자 지명이 늦어지자 남인순 전혜숙 전현희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 바 있다.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 정책 자문그룹인 ‘심천회’ 멤버로 알려져 있다. 백 후보자의 경우 문재인 캠프 산하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에 합류해 에너지 분야 정책자문을 도왔다. 산업통상부 안팎에선 경제 전문가나 내부 출신이 아닌 백 후보자 내정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