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물켠 중국 매체, 흑기사였지 말입니다~
결혼을 공식 발표했지만 2017년 10월 마지막 날에 결혼식을 한다는 내용과 결혼 발표가 늦은 점에 대해 이해를 부탁하는 내용이 전부다. 언제부터 사랑에 빠져 어떻게 사랑을 키워왔는지 등 대중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양해 말씀을 드리며 이해를 부탁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다소 불친절한 공식 입장이다.
또 하나의 ‘세기의 커플’이 된 송중기 송혜교. 이들은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게 된 것일까. 결국 그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은 갑작스런 결혼 발표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강하게 부인해온 열애설을 따라가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
# 네티즌 수사대, 첫 번째 열애설을 특종하다
열애설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2016년 3월 14일 즈음이었다. 드라마가 6회까지 방영된 시점이었던 만큼 매우 빠르게 제기된 열애설이다. 그렇지만 당시는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에 의한 해프닝 수준이었다. 이들이 KBS 2TV <태양의 후예>의 각기 다른 장면에서 커플아이템으로 보이는 팔찌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눈썰미 좋은 네티즌들이 제기한 단순한 의혹이었지만 이런 열애설이 눈길을 끈 이유는 이미 또 다른 소문도 나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뉴욕에서 송송커플을 목격했다는 설이 바로 그것이다.
사진=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폭탄이 제대로 터진 것은 일주일 뒤인 3월 21일이다. 이미 드라마 방영 초기부터 SNS 등을 중심으로 떠돌던 ‘송송커플 뉴욕 목격담’이 수면 위로 오른 것. 누군가가 뉴욕에서 유학 중인 친구로부터 송중기와 송혜교가 함께 쇼핑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글을 SNS에 올렸으며 이 글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다만 이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였다. 이들을 닮은 사람을 목격하고 착각한 것일 수도 있으며 목격했다는 얘기 자체가 누군가 지어낸 얘기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커플아이템 팔찌보다 먼저 퍼진 얘기임에도 더 늦게 화제가 된 것이다.
이처럼 뉴욕 목격담을 중심으로 한 열애설이 확산된 지 일주일 만인 3월 21일 두 배우의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우선 뉴욕 목격담은 사실이었다.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측은 “목격됐다는 것은 정말 오래된 일로 당시 휴가차 식사를 같이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송혜교의 소속사 UAA 측은 보다 구체적인 답변을 했다. 송혜교가 뉴욕에 장기 체류 중이었는데 송중기가 미국 여행을 왔었다는 것. 둘 다 미국에 있는 동안 연락이 돼 같이 식사를 한 게 전부이며 그 자리에는 지인들과 관계자들도 동행했다고 밝혔다. 커플아이템 팔찌에 대해서도 고무줄처럼 얇은 팔찌 형태라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관계없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혜교 측은 “루머 최초 유포자를 찾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첫 번째 열애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마무리는 3월 31일에 이뤄졌다. 송중기가 KBS1 <뉴스9>에 출연해 “우리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즐기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아닌 보도 프로그램, 그것도 KBS 간판 뉴스에서 밝힌 열애설 부인이다. 그만큼 열애설을 부인하는 두 배우의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는 발언이었다.
# ‘송송커플 지킴이’ 중국 언론의 거듭된 오보
<태양의 후예>는 4월 14일 종영했다. 드라마가 종영한 뒤 두 배우는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도 당연히 열애설은 빠지지 않는 질문이었다. 당시 인터뷰와 기자간담회에서 두 배우가 했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
“<태양의 후예> 촬영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분이 혜교 누나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넘볼 수도 없는 선배님인데 계속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괜히 송혜교가 아니구나’를 많이 느꼈다.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는 편이었다.”(송중기)
“저도 송혜교 선배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격이 정말 담대해요. 후배 입장에서 배우고 싶은 선배랍니다. 진정한 한류스타는 송혜교 누나예요.”(송중기)
사진=‘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사실 식사를 많이 했다. 뉴욕이라는 것 때문에 시선을 다르게 본 것 같은데 생각 외로 뉴욕에서 친한 분들 많이 만난다. 또 그때가 패션위크라 송중기 씨 말고도 만난 친구 되게 많다. 거기까지 왔고, 동생이고, 같이 작품을 6개월이나 한 친군데 ‘열애설 걱정되니 우리 여기서 먹지 말자’ 이러기도 웃긴 상황이었다.”(송혜교)
송중기는 철저히 ‘누나’ ‘선배’ ‘한류스타’라고 송혜교를 지칭했고 송혜교는 ‘동생’ ‘친구’라고 언급했다. 아마도 이런 표현은 이들이 <태양의 후예> 촬영을 위해 처음 만났을 당시의 서로에 대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누나와 동생, 선배와 후배로 만난 이들의 관계가 서서히 연인이 된 셈이다. 결혼 계획까지 밝힌 공식 연인이 된 ‘송송커플’은 이미 그 당시, <태양의 후예>가 방송된 시점부터 연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불거진 커플아이템 팔찌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뉴욕 목격담 땐 연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두 배우의 강력한 부인으로 인해 열애설은 덮였다.
송송커플의 열애설을 덮는 과정에선 외부 세력의 도움도 많았다. 우선 <태양의 후예>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제작진이 열애설 부인을 도왔다. 배우 조태관은 4월 7일 방영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송중기와 송혜교 사이에서 미묘한 기류를 느끼지 못했다”라며 “송혜교와 송중기는 친한 누나 동생의 관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5월 1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김민석은 둘의 관계를 “베스트 프렌드입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태양의 후예>의 김시형 촬영감독은 4월 18일 방송된 유튜브 KBS Entertain 채널의 <갓티비>에서 “둘이 남사친, 여사친으로 친하더라. 연인 느낌보다는 직업적 동료로서 친하더라”라며 “열애설을 하나도 안 믿었다. 스태프들은 아니라는 걸 다 안다”고 말했다.
열애설을 덮는 데 가장 좋은 카드는 다른 열애설이다. 이런 측면에서 송송커플의 1차 열애설을 덮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중국 언론이다. 우선 중국 매체 중청종합은 3월 21일 송중기와 대만의 가수 겸 배우인 임심려의 열애설을 보도했다.
또한 6월에는 또 다른 중국 매체가 송중기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데 그의 일행 가운데 일반인 여자친구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중기 측은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과 해외로 휴가를 간 것일 뿐”이라고 열애설을 부인했다. 물론 두 열애설은 모두 사실무근이 맞다. 송중기는 당시 송혜교와 열애 중이었기 때문이다.
열애설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에서 <태양의 후예> 단체 사진이 공개됐고 그 안에서 송중기와 송혜교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또 다시 열애설이 제기될 만한 사진이지만 조용히 묻혔다. 이미 그들의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라는 확실한 공증을 받은 뒤였기 때문이다.
사진=‘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 중국 매체, ‘발리에서 생긴 일’로 역습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한 뒤인 2016년 6월 송송커플은 함께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을 밟았고 그해 연말 KBS 연기대상에선 공동 대상과 베스트 커플상의 영예를 안았다. 더없이 다정해 보였지만 한 차례 열애설을 겪었던 터라 대중은 친한 동료 배우로만 그들을 바라봤다. 마치 예방접종 같은 역할을 한 첫 열애설 덕분에 이들은 더욱 더 손쉽게 비밀 열애를 이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두 번째 열애설은 올 6월 중순에 시작됐다. 1차 열애설 당시 송송커플 도우미였던 중국 언론이 제대로 역습을 날렸다. 6월 16일 시나닷컴 등 중국 매체들이 연이어 송송커플의 열애설을 보도했는데 그 근거는 이들이 나란히 발리에서 포착됐다는 점이었다.
송중기는 6월 7일부터 13일까지 발리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송혜교 역시 15일 발리에서 포착됐다. 발리에서 목격된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들이 발리 누사두아에서 함께 포착됐으며 한국으로 돌아간 시점만 3일가량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분위기는 이번에도 믿지 않는다는 쪽이었다. 두 배우가 함께 발리에 있는 사진이 포착된 것도 아닌 데다 중국 매체의 보도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양측 모두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발리에 간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송중기는 친구와 함께 발리로 여행을 갔으며 송혜교 역시 다른 작업 미팅 목적으로 발리에 갔었다고 밝힌 것. 다만 발리에서 둘이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이 직접 발리까지 가서 이들의 열애설을 집중 취재했고 이를 두 주에 걸쳐 방송했지만 오히려 대중의 역풍을 받았다. 과잉 보도라는 지적부터 불법 취재를 했다는 민원까지 제기됐다. 모두 송송커플의 열애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은 시청자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로 인해 <섹션TV 연예통신> 측은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7월 5일 “송중기, 송혜교가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어 오는 10월 마지막 날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라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이례적으로 새벽 6시 반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매우 극적인 방식을 통해서였다. 그렇게 1년 넘게 이어진 열애설에 대한 적극 부인이 막을 내리고 2년여의 비밀 열애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한국 연예 언론을 당황하게 만들고, 대중들도 어리둥절하게 만든 새벽의 기습적인 결혼 발표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안방이 그들에 빠질 때, 그들은 서로에 푹 빠졌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만나게 된 계기, 다시 말해 송송커플의 탄생은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이뤄졌다. <태양의 후예>는 대표적인 사전제작 드라마로 그 장점을 제대로 드러낸 작품이다. 특히 배우들에게 장점이 많았다. 대개의 경우 드라마는 사실상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워낙 타이트한 촬영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리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누릴지라도 출연 배우들은 이를 실감하기 힘들다. 쉴 새 없이 촬영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태양의 후예>는 달랐다. 이미 촬영이 모두 종료된 만큼 배우들은 충분히 그 인기를 만끽했다. 쏟아지는 CF 촬영에 임할 수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열리는 팬 미팅 등 각종 행사에 집중할 수 있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리고 종영하면 밀려 있는 CF 촬영과 각종 행사 때문에 또 다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야 하는 일반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여건이다. 그리고 최근 또 다른 엄청난 사전제작 드라마의 장점이 발견됐다. 바로 ‘사전제작 커플’의 탄생이다. 양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두 사람이 <태양의 후예>를 촬영하면서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의 후예>가 방영될 당시엔 이미 둘은 연인이 돼 있었던 셈이다. 드라마를 통해 사랑에 빠진 커플들은 촬영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종영 시점에야 비로소 커플이 되곤 한다. 반면 송중기와 송혜교는 첫 방송이 나올 무렵 이미 커플이었다. 드라마가 중반부에 이를 무렵 벌써 열애설이 제기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태양의 후예>는 2015년 6월에 촬영을 시작해 12월에 마무리됐다. 그 사이 송중기와 송혜교는 사랑에 빠졌다. 그렇지만 그들의 열애 사실은 드라마가 시작된 2월까지도 아무도 몰랐다. 열애설이 퍼지기 시작한 건 드라마가 중반부에 돌입한 3월이었다. 조재진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