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공소청·중수청 출범, 보완수사 기한 단축에 현장 혼선 우려…인력 재배치·후속 법령 정비 시급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10월 2일부터 모든 수사는 사법경찰관(경찰·중대범죄수사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맡는다. 6대 범죄(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는 중수청이, 고위공직자가 저지른 특정 범죄는 공수처가 우선적인 수사권을 가진다.
기소는 공소청이 전담한다. 검찰청이 10월 2일 폐지되고 공소청으로 개편되며, 기존 검찰 수사 인력은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산 배치된다.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대신 사법경찰관에게 보완 수사를 요구해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할 수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될 경우 고소인이 3개월 이내 이의 신청하면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아 검토한다. 고발인의 경우 ‘피해자에 준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라고 수사 기관이 인정할 경우에만 사건을 송치한다. 이 경우에도 공소청 검사는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고소·고발인은 공소청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거나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다만 면담 과정에서 나온 진술이나 제출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현장에서는 개정안 시행이 두 달 앞으로 임박한 만큼 현장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세부 절차와 후속 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보완 수사 기한이 대폭 단축되면서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해 오히려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검사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 수사를 마친 뒤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검사의 승인을 받으면 수사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공소청이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횟수 제한 없이 다시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수사의 객관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이나 보완 수사 기한이 지나치게 짧은 데다 사건이 경찰과 공소청 사이를 반복해서 오갈 경우 수사 완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일선 수사관들은 현재의 인력 구조로는 법정 기한을 맞추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참고인 조사 일정이 지연되거나 교통사고 등 현장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사건은 보완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검찰이 직접 수행했던 보완 수사까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게 되면서 현장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도 보완 수사 처리 기한인 3개월을 넘기는 사건이 적지 않다”며 “기관 간 책임 공방이나 반복적인 보완 수사 요구로 사건이 핑퐁식으로 오가면 절차가 장기화되고 결국 피해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주 뛰어나고 신망이 두터운 중수청장과 차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조직 구성과 운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소청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구속 사건과 영장 신청 사건 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업무가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내부 인력 재배치 등을 추진하며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아울러 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점검하기 위해 한시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세부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8월 3일 경찰청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장 인력 부담 우려에 대해 “1차적으로 내부 정리를 통해 1900명의 인력을 확보해 수사팀으로 배치했고 추가 인력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며 “최초 수사 단계에서 지금보다 더욱 책임감을 있게 수사해 사건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력 증원보다 조직 운영 체계와 업무 구조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인력 규모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밀한 직무 분석을 토대로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지나치게 세분화된 조직과 계급 체계를 재편해 수사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형 범죄나 유착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한 통제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경찰 내부의 수사심의위원회를 독립시키는 등 내부통제와 함께 외부 기관에 의한 감시·견제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