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8.5도 기울어 자라…‘굴광성’ 때문 추측
[일요신문] 나무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물들은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치 빛에 저항하듯이 비스듬히 자라는 나무도 있다. ‘아라우카리아 콜롬나리스’ 혹은 ‘쿡 파인’은 마치 바람에 날리듯이 비스듬히 자라는 모양새가 특징인 소나무다.
‘쿡 파인’은 남태평양의 열대섬인 뉴칼레도니아가 원산지며, 현재 적도 지방, 아열대 지방, 열대 지방에 분포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아무도 이 나무가 기우는 방향이나 각도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 공예학 주립대학교의 맷 리터가 ‘쿡 파인’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이 나무가 아무런 방향으로 무작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같은 방향, 즉 적도를 향해 자란다는 사실이 그것이었다. 다시 말해 북반구에서는 남쪽을 향해, 그리고 남반구에서는 북쪽을 향해 자란다는 것.
리터와 그의 연구팀은 5개 대륙에 서식하는 256그루의 쿡 파인을 조사했고, 그 결과 적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심하게 기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부분은 평균 8.5도로 기울어 있었지만, 호주에서는 거의 40도까지 기운 채 자라고 있는 나무도 발견됐다.
왜 ‘쿡 파인’이 이렇게 적도를 향해 비스듬히 자라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빛을 향해 굽이 자라는 식물의 특성인 ‘굴광성’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쿡 파인’이 비스듬한 햇살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이렇게 자란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식물들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특성인 ‘굴중성’이 ‘쿡 파인’에는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