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모토라드 G 310 R 시승기
[일요신문] BMW모토라드 G 310 R이 공식 출시되었다. G 310 R은 새로 설계된 313cc 단기통 엔진을 얹은 엔트리 클래스 쿼터급 로드스터다.
BMW모토라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며 고급 사양의 대형 모터사이클을 시장에 선보여 왔다. 그동안 엔트리급 로드스터 포지션을 담당했던 F 800 R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978cc 수랭식 병렬 2기통 엔진을 얹고 최대 90마력(8,000rpm)의 출력을 내는 구성으로 베테랑 라이더가 퍼포먼스를 전개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설정이며 여기에 클래스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합세하면, 면허를 막 취득한 초심자를 불러들이기엔 상대적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BMW의 초심자 공략
BMW모토라드 G 310 R은 누구라도 다루기 쉬운 차체 구성과 퍼포먼스로 레저용 모터사이클 입문자를 겨냥한다. 처음부터 BMW의 브랜드로 시작하게 하여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드는 전략인 셈. 더욱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과 남아메리카 시장을 위한 전략 모델로도 손색없는 구성으로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소형 듀얼퍼퍼스 시장을 대비한 G 310 GS는 G 310 R 기반의 가지치기 모델로 어드벤처 입문자에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레저용 모터사이클에 처음 접근하는 라이더를 BMW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브랜드 전반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G 310 R이나 GS로 시작한 라이더는 언제든 S 1000 R이나 R 1200 GS의 오너가 될 수 있으니까.
기본기에 충실
G 310 R은 BMW 로드스터의 디자인 큐를 잇는다. 프런트부터 리어 엔드까지 늘씬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라인을 잡아내 날렵한 인상을 강조하며, 엔진과 섀시가 그대로 드러나 네이키드 장르 특유의 기계적인 멋을 연출했다. 위로 부푼 연료탱크는 측면을 프런트 쪽으로 길게 빼내어 연료탱크 하단 슈라우드와 함께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역삼각형의 헤드라이트에 이르기까지 BMW 로드스터 패밀리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블랙 컬러를 적용한 전후 17인치 5스포크 캐스팅 휠은 스포티하게 처리했고, 골드 컬러가 채용된 도립식 프런트 포크를 적용하여 고성능 이미지를 전달한다. 리어 서스펜션은 모노쇽 구성으로 스프링 컬러에 화이트를 채용해 경쾌한 느낌을 준다. 클래스 한계 내에서 장르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잘 뽑아냈다.
G 310 R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설계 엔진이다. 313cc 수랭식 단기통 DOHC 4밸브 엔진은 9,500rpm에서 최대마력 34hp를 7,500rpm에서 최대토크 28Nm의 출력을 낸다. 엔진은 차체 앞쪽으로 슬쩍 전진 배치되어 있고, 실린더 각도는 약간 후방으로 누워있고, 흡기와 배기 구조가 일반적인 경우와 정반대로 설계되었다. 일반적으로 배기 라인이 실린더 앞에서부터 시작되어 엔진 앞에 여유를 두기 힘든 구조인데 이를 극복한 설정이다. 이로써 1,374mm의 휠베이스에도 650mm의 넉넉한 스윙암 길이를 확보했다. 또한 무게 분배에도 효과적이어서 차체 앞쪽에 엔진의 하중이 실리고, 라이더의 체중이 뒤쪽에 더해지며 무게가 안정적으로 분산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주행에서 무게 배분 피드백을 가장 크게 느낄 때는 코너 주행 구간이다. 차체를 기울이며 코너에 진입하면 자연스럽게 차체가 눕는데 무게 중심이 가운데에서 차체를 잘 잡아준다. 코너 탈출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고 스로틀을 전개하면 리어가 지속적으로 노면을 밀어주며 라이더의 의지대로 레코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라이딩 스킬로 바이크를 제압하며 짜릿한 쾌감을 만들어 낸다기보다는, 기본기만 갖춰져 있다면 바이크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달리는 듯한 안정감이다.
고회전 출력 특성의 단기통 엔진이라 초중반 회전 영역에선 다소 심심한 느낌을 주다가도, rpm을 높여 고회전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한계치까지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다. 라이더의 예상을 넘지 않고, 조작하는 만큼 출력을 발산하는 정직한 느낌으로 초심자를 배려한 설정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스펜션 구성은 프런트 도립식 듀얼 쇽과 리어 모노쇽 스윙암 설정이다.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큰 불편을 느끼진 못했다. 리어 모노쇽은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타입이다.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작동감은 아니지만 엔트리 클래스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 가능한 수준이다.
브레이크는 ABS를 기본으로 채용하며 프런트 300mm 싱글 디스크에 4피스톤 레디얼 캘리퍼와 리어 240mm 싱글 디스크에 2피스톤 캘리퍼 설정이다. ABS의 개입은 적절한 수준으로 전반적인 상황에서 무던하게 반응하며, 브레이크는 감도가 느껴지는 순간부터 레버의 압력에 따라 정직하게 반응해 이해하기 쉬운 편이다.
159kg의 건조 중량과 785mm의 시트높이 역시 누구라도 다룸직하다. 차량 무게가 만만하고 발 착지성이 좋아 정차 상태에서나 저속 회전에서도 심리적인 부담이 적은 것은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대형 바이크의 제자리 넘어짐 사고는 대부분 정차시에 나 저속 회전 상황에서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G 310 R은 경량 차체를 기반으로 다루기 쉬운 특성의 엔진을 탑재하여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다룰 수 있다. 고회전 특성의 단기통 엔진임에도 부드러운 회전을 느낄 수 있고, 한계 내에서 원하는 만큼의 출력을 가져다 쓰기에도 만족스럽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 모두 모난 구석이 없다.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는 느낌보다는 누구라도 원만하게 잘 지내는 수더분한 친구 같달 까. G 310 R은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첫 번째 선택이 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기자
SPECIFICATION BMW G 310 R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4밸브 DOHC 단기통 보어˟스트로크 80˟62(mm) 배기량 313cc 압축비 10.6:1 최고출력 34hp/9,500rpm 최대토크 28Nm/7,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11ℓ 변속방식 6단 수동 최종구동 체인구동 서스펜션 (F)도립식 듀얼쇽 (R)모노쇽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10/70 R17 (R)150/60 R17 브레이크 (F)300mm 싱글디스크 (R)240mm 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374mm 시트높이 785mm 차량중량 158.5kg 판매가격 629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