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관경주 마지막 관문 농식품장관배서 렛츠런파크 부경 소속 ‘영광의헌터’ 우승
<영광의헌터>의 우승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호선 기자 = 최우수 국내 3세마를 가리는 삼관마(Triple Crown) 경주의 마지막 관문에서 우승후보들을 뿌리치고 예상치 못하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영광의헌터(3세 수말, 임금만 조교사)’가 1위를 차지했다.
‘영광의헌터’는 지난 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제17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제8경주, GⅡ, 2000m)에서 막판 짜릿한 역전극을 선보였다.
경주기록은 2분 10초. 준우승을 차지한 ‘인디언킹’과 정확히 0.1초 차이였다.
삼관경주는 매년 4월부터 7월까지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이하 부경)을 오가며 KRA컵 마일(GIII·4월·1600m·총상금 5억원), 코리안더비(5월·8억), 농식품부장관배(GII·7월·2000m·6억) 등 3개 대회로 펼쳐진다.
3개 대회 총 상금만 19억 원에 달하며, 3개 대상경주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경주마는 최우수 3세마에 등극해 5억 원의 인센티브까지 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부경의 ‘파워블레이드’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경마 최초로 통합 삼관마에 등극, 큰 화제를 모은바 있다.
더욱이 2013년 우승마 ‘메이저킹’을 시작으로 ‘네버신비포’, ‘록밴드’, ‘파워블레이드’에 이르기까지 4년 연속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의 경주마들이 삼관경주를 싹쓸이 한터라 팬들 사이에선 5년만의 왕좌 탈환도 주요한 관심 사항이었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승은 ‘영광의헌터’의 차지였다.
총 12두가 출전한 대회에서 ‘영광의헌터’는 시작과 동시에 후위그룹으로 빠졌다. 그 사이 선두다툼은 준우승마 ‘인디언킹’과 ‘와일더선더’의 몫이었다.
결승선 400m를 남긴 시점에서 ‘영광의헌터’는 ‘인디언킹’, ‘와일더선더’와 치열한 선두 쟁탈전이 펼쳤고, 결국 바깥쪽에서 1위로 결승선을 갈랐다.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파이널보스’도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매서운 추입력을 선보였으나 거리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5위로 경주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임성실 기수와 ‘영광의헌터’의 사투 덕분에 7년 만에 최초로 대상경주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된 변창덕 마주는 “생각지 못한 경주였는데 우승해서 너무나 기쁘다”면서 “조교사, 관리사, 기수가 경주마를 잘 훈련시켜 준 덕분에 이름처럼 영광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마찬가지로 2년 만에 대상경주 우승을 맞은 임금만 조교사 역시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돼 기쁘고, 좋은 말을 맡겨준 마주에게도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대상경주 우승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했다. 또한 “초심으로 돌아가 남은 대상경주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을 더했다.
이번에 ‘영광의헌터’가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부산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이란 대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인디언킹’을 비롯해 ‘대호시대’, ‘로열루비’ 등 1~4위를 부경 경주마가 모조리 휩쓰는 위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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