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 그린’이 비결?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김정일은 평양골프장(파 72)에서 한 라운드에 무려 11번의 홀인원을 달성해 자신의 종전 기록(5회)을 갱신했다고 한다. 평양골프장은 7700야드(약 7㎞). 김일성의 스코어는 합계 34타, 즉 38언더파였다고 한다.
그의 경이적인 골프실력의 비밀은 뭘까. 일단 부하들이 지어낸 ‘허풍’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 일본 저널리스트가 북한에서 골프와 관련한 색다른 경험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2003년 3월 17일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스기무라 다케시 씨는 당시 묵고 있던 평양의 양각도호텔에서 골프를 칠 기회가 있었다. 감시역으로 따라온 북한 대외문화연락협회 관계자는 “수령님은 이 코스에서 전부 버디 이상이셨다. 홀인원도 일곱 번이나 기록하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스기무라 씨는 “양각도골프클럽은 평양골프장보다 짧은 9홀의 쇼트코스지만 그린 상태가 아주 열악해서 퍼팅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김정일이 그렇게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니 대단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고. 스기무라 씨에게 기적(?)은 5번 홀에서 일어났다. 100야드 정도 앞의 그린은 가장자리가 콘크리트여서 잘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중앙의 핀을 목표로 공을 친 후 그린으로 이동했다. 그린은 마치 깔때기처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었다. 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실망한 스기무라 씨에게 북한 관계자가 소리쳤다. “스기무라 씨, 홀인원입니다!” 움푹 들어간 그린을 타고 공이 자동적으로 홀로 흘러들어간 것.
김정일이 슈퍼맨급 기록을 세운 평양골프장도 이런 ‘깔때기 그린’ 설계가 돼 있던 건 아닐까.
박영경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