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돌리고 돌리고~♬’ 어느새 혈관이 젊어지네
▲ 다카자와 겐지 박사 | ||
<젊은 혈관을 만드는 삶의 방식>을 쓴 도쿄의대 다카자와 박사는 혈관은 간과 더불어 ‘침묵의 장기’라고 말한다. 일례로 동맥경화의 경우 뚜렷한 자각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치명적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켜 더욱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혈관의 노화란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이 떨어져 혈액이 다니는 길이 좁아진 상태를 일컫는다. 혈액 중에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쌓여 혈관벽에 달라붙고 이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혈관이 막히거나 찢어지게 된다.
혈관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0세 이상 많다면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는 동맥경화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혈관나이 체크리스트 참조). 또한 당뇨병 환자의 혈관나이는 대개 실제 나이보다 10~15세 정도 많고, 고혈압 환자는 13세, 고지혈증 환자는 17세 정도 많은 경우가 많다. 혈관나이가 많을수록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이 혈관노화의 4대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한 가지 요인이 추가될수록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은 3배씩 높아진다. 예를 들어 고혈압에 당뇨병이 겹치면 위험은 9배가 되고 여기에 고지혈증을 더하면 27배, 그리고 흡연까지 하게 되면 81배가 된다는 계산이다.
또한 혈관 노화는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배달하는 혈액의 흐름이 악화시켜 세포의 신진대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간장이나 신장 등의 내장의 활동이 약해지면서 근육, 뼈, 피부, 머리카락이 실제 나이보다 늙어보이게 된다.
이렇게 막중한 임무를 띤 혈관에 유연성을 되찾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젊은 혈관을 만드는 삶의 방식> | ||
빨리 걷기는 한 번에 20분 이상 일주일에 두 번 하는 것이 좋다. 이때 포인트는 앞을 보고 등을 쭉 편 후 평소보다 보폭을 크게 해서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이다. 단,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다음은 종아리를 단련시키는 운동이다.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다. 종아리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다리 정맥의 펌프 작용이 향상되어 정맥의 피가 심장으로 잘 돌아간다. 이를 위해 ‘발목 돌리기’와 ‘발끝으로 걷기’를 실시한다.
일단 바닥에 앉아서 오른쪽 발목을 왼쪽 무릎 위에 얹은 후에 왼손으로 오른발 발꿈치를 잡고 빙글빙글 돌린다. 계속해서 왼쪽 발목도 같은 방법으로 돌린다. 이 발목 돌리기는 혈액 순환과 함께 신장의 활동을 자극하여 혈압을 내리는 효과도 있다.
또한 발끝으로 걸으면 체중의 4배의 힘이 하반신에 가해지면서 종아리를 중심으로 하반신의 혈액 순환이 촉진된다. 일상생활에서는 계단의 끝부분에 발가락을 걸치고 올라가는 식으로 응용하면 된다. 이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지 말고 하루에 10발짝부터 시작하여 익숙해지면 하루에 30발짝 정도가 좋다.
혈관을 젊게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뿐만 아니라 매일 먹는 음식도 중요하다. 특히 여러 가지 색깔의 음식을 먹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나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와 혈관의 노화를 방지하는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는 당근 호박 브로콜리와 혈액이 뭉치는 것을 막아주는 붉은고추 등이 좋다. 또한 검은색인 미역 등의 해초도 혈관의 노화 방지 작용을 한다.
그밖에 낫토(일본식 청국장)와 과일, 마늘 등도 효과적이다. 낫토에 들어있는 낫토키나제는 혈전을 녹이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전이 만들어지기 쉬운 시간대는 오전 9~10시이기 때문에 아침 식사와 함께 낫토를 먹으면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늘의 강한 냄새의 원인이기도 한 알리신은 혈전을 예방하고 온몸의 콜레스테롤을 청소하고 혈당치를 내려준다.
금연도 매우 중요하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면 혈관이 수축되어 단단해진 상태가 30분 정도 지속된다. 즉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항상 혈관이 단단한 상태가 지속되는 셈이다.
다카자와 박사는 “혈관을 젊게 유지하는 것은 곧 심장을 젊게 유지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혈관 나이가 젊어 혈액 순환이 부드럽게 이루어지면 심장이 받는 부담도 덜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심장이 정상이라도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혈관이 막히게 되면 산소와 영양분이 도달하지 못해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된다.
[체크리스트] 내 혈관 나이는 몇 살?
□계단을 올라가면 가슴을 누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즐겨 먹는다.
□전화가 울리면 빨리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책임감이 강하고 일을 할 때 대충 넘어가지 못한다.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숫자×흡연 햇수’가 400 이상이다.
□혈압이 높다.
□운동다운 운동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 건망증이 심해졌다.
□손발이 차갑고 저린 느낌이 든다.
□콜레스테롤치나 혈당치가 높다.
□부모나 형제 중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람이 있다.
결과
0~4개 : 혈관나이가 실제 나이와 비슷하다.
5~8개 : 혈관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0세 이상 높다.
9~12개 : 혈관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20세 이상 높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