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국방부 군검찰에 ‘공관병 갑질’ 논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군 관계자는 지난 11일 “박찬주 대장이 국방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법규에 따라 소청심사위원회를 열어 박찬주 대장 측 주장이 타당한지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찬주 대장은 지난 8일 발표된 군 수뇌부 인사를 통해 2작전사령관에서 면직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박 대장이 현역 신분을 유지한 채 군 검찰 수사를 계속 받도록 하고자 ‘정책연수’ 발령을 내고 전역을 연기했다. 현역 대장이 인사에서 보직을 얻지 못했는데도 전역하지 않고 현역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박찬주 대장은 중장급 이상 장교가 면직될 경우 전역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군인사법 조항 등을 근거로 내세워 자신에 대한 국방부의 전역 연기 조치가 부당하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대장은 국방부가 자신을 대장이 아닌 중장급 장성이 지휘하는 인사사령부에 발령 낸 것도 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장이 현역 신분이 유지됨에 따라 군 검찰은 지난 8일 박 대장을 소환한 데 이어 9일에는 박 대장이 쓰던 2작전사령부 공관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박찬주 대장이 자신의 전역 연기에 인사소청을 제기한 것은 군복을 벗고 민간검찰의 수사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박 대장이 민간검찰의 수사를 받을 경우 가벼운 처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군 검찰은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터져나온 비판 여론을 의식, 비위를 척결하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고강도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박찬주 대장은 국방부에 인사소청 제기와 별도로 행정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