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들, 거래 수수료 다음 사업 찾는 게 과제…두나무 “두나무앤파트너스와는 다른 역할”
#기존 투자 자회사와는 다른 역할
지난 9월 16일 두나무가 두나무센트럴을 새롭게 설립했다. 자본금 5억 원으로 세워졌으며 두나무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백동호 두나무 재무실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주소지는 현재 두나무가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DF 타워 15층이다.

금융업계에선 두나무가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별도 투자·경영관리 법인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두나무도 고민이 많다.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고 있고 코인 거래량까지 감소하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당장 특정 투자처를 정해놨다기보다는 사업 확장에 대비해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미리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가상자산 거래량이 줄면서 두나무 실적도 주춤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두나무 영업수익은 408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9.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491억 원에서 1115억 원으로 79.7%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두나무의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395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6.9%에 달했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데다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가상자산 거래가 위축됐다.
당장의 수익 감소보다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과거엔 국내 투자자가 원화를 입금해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파는 구조라 거래소가 사실상 모든 거래의 관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면서 개인지갑을 통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가상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온체인 금융’의 길이 넓어졌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개인지갑에 옮기면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에 자산을 예치하거나 토큰화된 국채나 주식 같은 실물연계자산(RWA) 거래까지 가능하다.

두나무도 온체인 금융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9월 30일 ‘코리아블록체인위크2026’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금융을 글로벌 온체인과 연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업비트의 거래·수탁·자산이전·검증 기능과 자체 블록체인 ‘기와’를 묶어 국내 금융회사가 원화와 스테이블코인 등을 해외 온체인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개인 중심 거래에서 법인·기관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 추진도 글로벌 확장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두나무와 네이버는 기업결합 이후 향후 5년간 AI(인공지능)와 웹3 생태계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웹3 역량에 네이버의 결제·핀테크·AI 인프라를 더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은 당초 올해 상반기 거래종결이 목표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길어지면서 오는 12월로 미뤄진 상태다. 공정위는 연내 심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두나무가 네이버에 편입이 이뤄질 경우 그룹 내에서 누가 투자를 심사·집행하고 성과를 책임질지 정하는 일이 중요해진다”며 “두나무센트럴은 이러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활로 모색 위한 투자 뚜렷한 성과는 아직
그간 두나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22년 하이브와 합작해 미국에 세운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업 레벨스가 대표적이다. 2021년엔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를 세웠다. 이외에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운영사 엠피에이지, 주주명부 관리 플랫폼 ‘주주’ 운영사 코드박스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한 행보였지만 아직은 적자가 이어지는 곳이 여럿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종속회사 가운데 두나무투자일임과 엠피에이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레벨스와 바이버는 지난해 각각 108억 원, 13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레벨스와 바이버는 설립 이후 당기순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두나무 관계자는 “두나무센트럴은 국내외 투자와 경영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투자 대상 등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라며 “두나무센트럴이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것은 아니다. 네이버 편입과 연계해 설립한 법인이라기보다는 향후 필요한 투자와 경영관리 업무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수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