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보면 숨은 ‘속내’ 몽땅 보인다
▲ 정치인들의 혈액형을 분석해 보면 그들만의 정치 스타일을 엿볼 수도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 ||
그렇다면 과연 국내 정치인들은 혈액형으로 볼 때 어떤 성향과 통치 스타일을 갖고 있을까. ‘혈액형=성격’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혹시 자신의 ‘혈통상의 스타일’을 파악해 단점은 경계하고 장점은 키운다면 좀 더 나은 정치를 펼 수 있지 않을까. 전·현직 대통령 및 대권 잠룡, 유력 정치인들을 혈액형별로 나눠 성격 유형을 분석하고 그들의 정치 스타일을 비교해봤다.
눈에 띄는 정치인들 중에는 A형이 다른 혈액형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중 A형이 가장 많은 분포(32%)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지만 A형이 가진 성향과도 어느 정도 맞물려 있다.
A형은 리더가 되었을 때 가장 강한 인상을 주는 혈액형이며 특히 자신감 있는 A형은 확실하게 리더십을 발휘한다. 또 A형은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과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어 보람 있는 일을 찾게 되면 누구보다 강한 신념으로 끝까지 밀어붙인다고 한다. 또 겉으로는 유연하고 협조적인 것처럼 보여도 신념이 강해 자신의 의견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것도 A형의 특징.
반면 A형은 융통성이 부족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스러운 면을 갖고 있다. 따지기 좋아하고 집요하며 집념이 강해 완고한 인상도 풍긴다. 혈액형 연구가들은 “정치인으로서의 A형은 규칙을 존중하는 관리자적 기질을 잘 발휘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외골수적으로 생각하거나 궁지에 몰릴 때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김대중·노태우 전 대통령이 A형이었다. 잠룡들 중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A형이다. 세 사람 모두 겉으로는 ‘유’해 보이지만 자기신념이 강한 면모를 갖고 있는 A형의 성향을 띠고 있다. 반면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이해찬 전 총리는 ‘완고함’이 인상으로까지 드러나는 전형적인 A형 스타일이다.
A형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꼽을 수 있다. 이회창 총재에 대해 평할 때 ‘대쪽 같다’는 비유를 많이 하는데 이는 A형이 가진 ‘완벽주의’ 때문. A형 리더가 위기를 맞는 경우도 지나친 완벽주의에서 나오는 엄격함이 원인이 될 때가 많다고 한다.
반면 지나친 완고함 때문에 독재자 스타일의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다. 이는 자기신념이 지나친 A형의 성향 때문이라고 한다. 히틀러 역시 A형 정치인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의 첫 물꼬를 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모두 ‘고집 센’ 유형인 A형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A형 리더를 보좌하는 인물로는 AB형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혈액형 분석 전문가 노미 도시타카 씨는 자신의 저서 <혈액형 비즈니스 파워>(동서고금)에서 “AB형은 합리주의와 부드러운 인상을 무기로 A형을 보살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며 AB형에게 A형은 신뢰할 수 있는 상대”라고 설명한다.
B형은 국내 인구 중 A형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30%)을 차지한다. 현재 주목받는 정치인들 중에서도 B형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B형은 A형과는 ‘정반대’의 기질을 갖고 있는데 지나치게 규칙을 중시하는 A형과는 달리 B형은 사회통념에 얽매이지 않으며 독창적이고 풍부한 사고력을 갖고 있다.
반면 주위와 세상의 이목을 강하게 의식하는 A형과 달리 남들의 시선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B형은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또 B형은 의지가 강하고 도전심이 넘쳐 실패해도 금방 다시 일어서는 ‘칠전팔기’ 유형이 많다. 자유분방한 듯하지만 냉정함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도 B형의 특징적인 성격.
A형 지도자를 ‘리더’라고 표현한다면 B형 지도자는 ‘우두머리’에 가깝다. 배짱이 좋고 개방적이며 정열적인 유형. 그러나 B형이 지도자가 되면 즐겁다는 부하와 못 견디겠다는 부하로 나뉜다고 한다. 부하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편한 반면 때로는 갑자기 ‘새로운’ 명령을 내려 부하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 B형 리더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그가 남을 헤아리는 데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B형이 기업 경영자가 될 경우 특유의 유연한 사고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엉뚱한 새 사업을 생각해 내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참신한 경영 전략으로 알려진 경영자 중에는 B형이 많다고. B형은 대체적으로 감정에 치우쳐 큰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은 부족한 편이나 끈질긴 도전력으로 의외의 돌파구를 찾아내는 일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표적인 B형 정치인으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있다. 여권 갈등관계의 정점에 서 있는 두 인물이 모두 같은 혈액형을 갖고 있는 셈이다. 혈액형 전문가들은 두 사람 중 이명박 대통령이 B형 기질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평가한다.
적극적이고 폭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찬성해주는 상대를 믿는다는 점이 B형 리더의 특징. 또 ‘능력 제일주의적’인 면도 있어 열심히 일해 실적을 올리는 것이 B형 리더에게 인정받는 방법이라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B형 혈액형을 가진 박근혜 전 대표는 표면적으로는 B형 기질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상황에 치우치지 않고 ‘자기 소신’과 ‘개성’대로 행동한다는 점은 B형의 기질을 닮아 있다. 이밖에 이재오 전 의원, 추미애 민주당 의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도 B형이다. 나경원 의원은 차분하고 올곧은 이미지로 A형에 가까워 보이나 주변인들은 그가 보기와는 달리 정열적이고 진취적인 면이 강하다고 평한다.
O형의 대표적 장점은 의리와 인정이 많아 남을 잘 챙겨주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지도자 자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근본적으로 남보다 높은 위치에 서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주장이 강해 지기 싫어하는 성격도 O형의 특징.
이처럼 ‘보스 기질’을 타고난 O형은 성취욕이 강하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거나 지도하는 일에도 능력을 발휘한다. 또 혈액형 중 사교성이 가장 높고 어느 혈액형의 개성이든 다 받아들이는 기질을 갖고 있어 마음을 터놓는 친구들도 많지만 반면 우유부단한 면도 있다고 한다.
‘목적지향성’이 분명해 권력관계에 민감한 O형은 정치인으로서도 적합하다고 한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강도나 강력 사건 범죄자 중에는 목적지향성이 나쁜 쪽을 향해 돌진한 O형이 많다고 한다. 좋은 일에나 나쁜 일에 모두 철저한 것이 O형의 기질. 또한 실패를 싫어하기 때문에 실수를 할 경우 변명이 많아지거나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소심함으로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도자적 성향으로 분석하면 O형은 정확히 핵심을 보고 결과를 요구하기 때문에 과정에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기업을 경영한다면 공격적이고 투지가 강해 라이벌을 잇달아 쓰러뜨리며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은 O형의 전형적인 ‘보스 기질’을 보여주는 인물. 좋고 싫음이 분명하지만 아랫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많은 이들이 따르는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는 이가 O형 지도자이다. 역사적 인물 중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형적인 O형의 보스기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O형인데 그가 갖춘 대통령답지 않은 친화력이 O형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나 O형 리더는 가까운 사람을 지나치게 편애하고 일단 믿게 되면 죽기 살기로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면이 있어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한다. 이승만, 윤보선 전 대통령 역시 O형이다.
잠룡들 중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O형에 속한다. 이들 유형은 권위를 크게 내세우지 않지만 자신이 보스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시키려 하는 ‘보스 기질’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혈액형 전문가들은 O형을 이해하는 데 ‘두 가지 특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첫째는 남들을 ‘가르치기 좋아하는’ 버릇을 가졌다는 것. 두 번째는 ‘말실수’가 많다는 점이다. 똑같은 말실수라도 B형이 하면 애교 있게 들리지만 O형은 독설로 들려 주위 사람과 마찰을 빚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AB형은 우리나라 국민 중 11%로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B형은 언뜻 보기에 판단이 어려운 비교적 복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성격에도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쿨하면서도 뜨거운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성격의 변화가 심하고 컨트롤이 잘 안 되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머리가 좋고 지적이며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많은 것도 AB형의 특징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서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것도 AB형의 장점 중 하나.
또 극단적인 면이 있어서 냉정함과 냉철함은 다른 혈액형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지만, 동시에 불같은 정열적인 면도 갖고 있어 결심만 서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정치인이라면 이러한 냉정함과 열정적인 면을 동시에 잘 살려나갈 경우 남보다 큰 활약을 펼칠 수가 있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AB형이고, 김구 선생과 존 F 케네디도 AB형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AB형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모든 것을 공평한 눈으로 보는 성향인데 이는 생활면에서도 주변의 조화에 신경을 써 명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발휘된다.
또 봉사정신이 투철해 봉사 그 자체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사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현역 정치인으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있다. 특히 강기갑 대표는 AB형의 불같은 성격을 잘 보여주는데 목표에 대한 빼어난 집중력으로 주변 사람을 감탄시키는 경우도 있으나 때로 주변을 개의치 않고 ‘돌진’해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는 평가다.
기업경영자들 중에는 AB형이 적은 편인데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대표적이다. AB형은 인간관계의 스킨십을 좋아하는 O형과는 반대로 끈적끈적한 인간관계를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이는 이건희 전 회장의 성향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사실 AB형은 권력에 대한 집착이 적어 ‘2인자’ 정도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참모 역할을 할 때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AB형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조정 역할을 하는 사이에 추대되거나 부모의 뒤를 잇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이렇게 해서 추대된 AB형은 ‘대들보형’ 리더가 되어서 밖에서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하지만 안으로는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신중함을 보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혈액형이 어느 정도 사람의 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지만 단 네 가지 타입의 혈액형으로 성향을 분류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혈액형별 성격의 특징처럼 이들 정치인들의 통치 스타일도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