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내·애인도 가르쳐줘” 아우성
▲ 모스크바서 성업 중인 게이샤스쿨. 이곳에선 남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 | ||
이젠 세계 어디를 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일본식 초밥 레스토랑. 러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시내를 걷다보면 초밥 레스토랑이나 일본식 주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크렘린 궁이 마주 보이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서도 역시 회전 초밥집이 영업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유도 애호가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 매일 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던 불량기 많은 소년이었던 그를 구한 것이 ‘유도는 예(禮)’라는 유도 지도자의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일본 문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러시아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뒤늦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나 <노르웨이의 숲> 등 11권이 러시아어로 번역됐는데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매년 만화, 애니메이션, 코스프레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전시회나 교류회를 여는데 올해로 벌써 6회를 맞이한다. 이러한 사실들만 봐도 러시아에서 일본문화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그 이유는 모스크바에서 성업 중인 ‘게이샤 스쿨’ 때문이다. 일본에서 게이샤(芸者)란 본래 가무에 능하며 주연에서 흥을 돋우는 여성을 가리킨다. 일본 전통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러시아 게이샤 스쿨의 ‘콘셉트’는 조금 다르다.
▲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한 장면. | ||
게이샤 스쿨의 기본 코스는 1000달러(약 940만 원)로 전체 13과목을 모두 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이 걸린다. 수업에는 ‘다도’ ‘여성다운 우아한 몸가짐’ ‘동양의 댄스’와 함께 ‘남성을 매혹시키는 기교’ ‘여성의 비밀을 푸는 열쇠’ 등과 같은 묘한 이름의 과목이 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성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방법’을 가르치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섹스를 통해 남녀의 조화를 이끌어낸다는 ‘게이샤의 지혜’를 가르친다. 이 지혜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미인이라도 남성에게 버림을 받고 결국 외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 자동차에 휘발유가 필요한 것처럼 성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성적 에너지가 필요한데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은 서로의 마음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올레그 씨의 지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압권인 것은 올레그 씨가 직접 고안했다는 여성을 위한 ‘훈련 장치’다. 이 장치는 여성의 은밀한 곳에 삽입하는 바이브레이터와 비슷한 모양의 고무로 된 부분과 그에 딸린 네 개의 압력 측정계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하자면 질 입구나 안쪽 등 네 곳의 압력을 측정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한 훈련도 수업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이 훈련을 반복하면 질 근육이 발달하여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이미 특허 취득도 받았다.
게이샤 스쿨이 러시아의 지방 방송국이나 잡지 등에 소개되면서 수강 희망자가 몰리고 있다. 더구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 연방 상원의 내부 잡지에도 실리면서, 상원의원들이 자신의 부인이나 애인을 게이샤 스쿨에 보내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게이샤 스쿨에 관심을 보이면서 올레그 씨는 러시아에서의 성공을 등에 업고 미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몰몬교 단체와 제휴하여 유타 주에 게이샤 스쿨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