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부산물 퇴비처리가 채소작물의 뿌리혹선충 방제ㆍ생육에 미치는 영향으로 경상대서 이학박사 취득
정영륜 지도교수와 석종욱 박사
[경남=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에서 오는 25일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석종욱(70ㆍ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땅심 살리기 전도사’로 유명하다.
귀농ㆍ귀촌을 하거나 화학 농약ㆍ비료 과다 사용으로 농사를 망친 뒤 땅심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해 본 농업인이라면 ‘석종욱’이라는 이름을 몇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석종욱 씨는 지난 40년 간 우리나라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인, 지력 회복을 위한 땅심 살리기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흙 살리기를 위한 퇴비 만들기와 사용법에 관한 자신의 전문가적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는 해마다 전국 농업기술센터와 각 시도 농업기술원, 농업마이스터대학,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에서 연 100회 이상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1982년 국내 최초로 목재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퇴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톱밥 퇴비를 전국에 보급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땅심 살리는 퇴비 만들기- 석종욱이 들려주는 내 땅 살리는 퇴비제조법』(들녘출판사)을 발간하여 친환경 농업인과 귀농인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다. 현재 6쇄 발간에 들어갔다.
땅심을 살려야 농업이 살고 농업이 살아야 농업인과 국민이 산다는 그의 철학적 실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사)친환경인증기관협회와 공동 제작한 ‘친환경퇴비제조방법’ 동영상은 2015년 1월 출시 후 현재까지 8만 1700회 이상 조회되고 있다. 농림식품부장관 표창 2회(2002년, 2012년),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장 공로패 등의 수상은 그의 이력을 증명해 준다.
석종욱 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3년 경상대 박사과정에 발을 내디딘다. 대구농림고등학교(임업과), 건국대학교(임학과), 한국방송대학교 농학과(학사), 경북대학교 농업개발대학원(석사)으로 이어지는 이력서가 그의 향학열을 말해준다.
석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년이 지나 외국어시험(영어)이 가장 어려웠는데, 겨울방학 때 경상대 국제어학원에서 3개월 동안 주1회씩(야간) 학습하여 어렵게 패스했어요. 결석 한번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고 마치는 시간이 늦어 심야버스를 기다린다고 진주시 개양 버스정류소에서 추운 날씨에 1시간 이상 기다린 적도 몇 번 있습니다”라며 만학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기독교 장로이기도 한 그는 그런 작은 일에 의지를 굽힐 사람이 아니었다. “죽을 때까지 배운다”,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평범하지만 지독하리만큼 엄숙한 진리가 그의 가슴에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의 뜻이 알찬 열매로 맺어질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준 지도교수가 있었다. ‘학문을 향한 열정이 있는 곳에 지도교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입학 안내에서부터 챙겨주신 지도교수님께서 포장 실험 체크할 때는 무더운 여름철에도 때마다 현장에 직접 나오셔서 수고해 주셨고, 논문을 작성할 때에도 잘 지도해 주신 덕분에 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는 ‘유기성 부산물 퇴비처리가 채소 작물의 뿌리혹선충 방제 및 생육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제출하여 8월 25일 오전 경상대 국제어학원에서 열리는 2016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석종욱 씨에 따르면, 같은 작물을 같은 장소에서 잇달아 재배할 때 토양과 작물 간에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작물성장이 원인 모르게 불량해지며 품질과 수량이 저하되는 것을 연작장해라고 한다. 특히 윤작이 어려운 시설원예와 동일작물을 재배하는 노지에서 그 피해가 심하다. 그 원인은 뿌리에 혹을 만들거나 썩게 하는 유해선충이 있는데 연작장해의 3/4이 이 유해선충과 관계가 있다고 외국논문에도 발표가 되고 있다. 화학농약으로는 방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잘 발효된 퇴비를 사용하여 농사를 지어보면 피해가 거의 없다. 퇴비를 발효시킬 때 퇴비 속에 방선균, 곰팡이(트리코델마류), 퇴비선충 등이 증식되고 땅심이 좋을 때 생기는 지렁이 등 천적들이 선충을 구제하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평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뿌리혹선충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상추와 둥근마를 대상으로 포장 재배 실험을 했고, 멜론을 대상으로 생육실험을 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경상대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생물소재공학과 겸임) 정영륜 교수는 “석종욱 씨는 한평생 동안 땅심 살리기에 앞장서 온 분으로서 자신이 실천해온 방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여 논문을 작성했다. 농업의 모체는 토양이라는 신념으로 볏짚이나 보리짚, 톱밥, 풀, 가축분 등 유기성 부산물의 퇴비를 이용하여 채소작물의 뿌리혹선충을 방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정말 대단한 연구가이자 실천가이다.”라고 그의 성과를 칭찬했다.
석종욱 씨는 “가정형편상 직장생활부터 시작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가 하고 있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체계적으로 이론적인 공부를 더해서 논문을 집필해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드디어 그 꿈이 이루어져 기쁘기 그지없습니다”면서 나이를 이유로 학문의 길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속담과 같이 본인이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해 보십시오. 분명히 길은 있고 아는 것만큼 나머지 여생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또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는 “앞으로의 직업은 조금 눈높이를 낮추더라도 그 분야에서 단연 최고가 되어 퇴임 후라도 인력을 필요로 하는 직종을 염두에 두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석종욱 씨는 (사)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협회 부회장, (사)한국잡곡산업협회 부회장, (사)흙살림 농업전문컨설턴트(농림부 지정기관), (사)먹거리사랑시민연합 경남ㆍ울산지부 대표, (주)한국농식품인증원 대표이사, (주)덕실산업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농촌진흥기관 전문강사,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현장 명예연구관, 한국녹비작물연구회 회장, (사)흙살림연구소 회장, 땅심살리기연구원 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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