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파트너사들에 자회사 제품 이용 ‘갑질’, 포스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 ‘생색내기’
포스코 본사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스코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동반성장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역에서는 포스코가 제철소 업무와 관련된 중소 외주파트너사들에게 자회사 제품을 이용하게 하려고 ‘갑질’을 하는가 하면, 지역 벤체기업 등을 위해 지원 투자하겠다는 사업도 소리만 요란할 뿐 결과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6월 중소기업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최근까지 기술협력, 금융지원, 파트너십 강화, 컨설팅 및 교육, 일자리창출 및 소통강화 등 총 5개 카테고리의 32개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경영 전 부문에 걸친 체계적인 동반성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웹사이트에 공개해 중소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핵심기술 보유 등의 경쟁력을 가진 협력 중소기업, 핵심 고객사 및 신규사업 등에 지분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2000억 원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투자펀드’도 조성했고 이 펀드를 통해 경쟁력 있는 거래 중소기업 및 신규사업에 출자해 포스코패밀리 내의 유대관계 강화와 경쟁우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포스코는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활동 성과를 평가하는 ‘2015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향후에도 협력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자금·판로개척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외주파트너사 등에 따르면, 포스코 인사노무그룹은 최근 각 외주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포스코 구매대행 전문 출자사 제품의 활용을 사실상 유도했다.
공문 내용을 보면, 포스코그룹 자재통합 구매를 담당하는 E사는 ‘외주사 안전보호구 구매 프로세스 개선관련 설문조사’란 제목의 공문을 통해 외주사별 구매요구 및 활용방법에 대해 설문조사 후 공통된 대응을 하고자 한다면서 설문에 대한 답변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외주사별 E사 활용시 구매요구 현황자료 및 외주사별 활용방법 등 첨부 내용에 대해 각 외주사가 기입해 줄 것을 명시했다.
앞서 포스코 관련부서는 외주사 안전보호구 구매 프로세스 개선과 관련,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외주사와의 설명회를 갖고 E사의 안전보호구 단가계약 리스트를 각 외주사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각 외주사는 기존 공급업체와 E사 활용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포스코의 이번 조치는 각 외주사가 기존 지역의 공급업체 대신 포스코 자회사를 통해 안전보호구를 공동구매할 것을 사실상 유도 혹은 강요한 것으로 해석돼 포스코가 외주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외주사와 거래를 해 왔던 포항지역의 기존 안전보호구 공급업체들도 반발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가 유망 중소.벤처기업 지원 육성 등의 사업을 위해 설립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업결과도 크게 실망스럽다는 것이 지역의 목소리이다.
지역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목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한 P-펀드(포항 또는 포스코창조경제펀드) 사업의 경우 계획대비 투자 업체수나 규모 등이 모두 기대보다 크게 적기 때문이다.
올 3월께 완료될 것이라는 예고와는 달리 4개월이나 지난 7월에야 최종 4개 기업에 총 5억원의 투자로 결정된데다 아직도 계약 중이라며 투자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포항지역 중소.벤처기업 16개사와 센터내 입주한 업체 5곳 등 총 21곳이 신청한 것과 비교하면 최종 투자가 결정된 기업수는 4개로 1/5 수준이다.
더구나 센터 측은 당초 매 차수마다 펀드기금 100억원의 절반인 50억원 정도의 투자를 목표로 했지만 1차 결과는 5억원으로 1/10 수준에 불과하다.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포스코가 설립한 전국 최초의 민간 자율형 센터로 지난 2014년 1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출범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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