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 속 권리당원 많은 호남 중요성 커져…여론조사 김민석 압도적, 정청래 고심 깊어질 듯

후보들은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석 전 총리는 7월 6일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전일빌딩245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시민군 대치가 있었던 상징적 장소다. 김 전 총리는 당대표 출마 선언 이후 8일 첫 지방일정도 전남 목포·무안 등으로 잡았다.
또한 총리 퇴임 후 첫 주말을 전북 익산에서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총리는 2026년 초 익산시 영등동의 한 아파트를 전세 계약한 바 있다. 이곳에는 요양이 필요한 장모가 살고, 배우자와 본인은 서울을 오가며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전 대표는 6·3 지방선거 전후 당대표로서 수시로 호남을 찾아 당원들을 만나고 지원유세에 나섰다. 당대표직을 내려놓고는 전남 신안군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정 전 대표는 7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새벽에 기차를 타고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에 왔다. 분향하고 큰 절로 인사드렸다”며 “김대중처럼 생각하고, 김대중처럼 행동하겠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당대표 출마 후보군 중 유일하게 고향이 호남이다. 이에 송 전 대표 지지자들은 ‘호남 적자론’을 내세워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송 전 대표도 조만간 호남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선룰을 감안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게 물어본 ‘차기 당대표 지지도’에서 김민석 전 총리가 44.2%로 가장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20.4%였다. 송영길 전 대표가 15.4%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김 전 총리가 47.2% 정 전 대표가 22.5%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송 전 대표는 15.8%였다.
‘김민석-정청래 가상 양자대결’은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김 전 총리가 58.8%, 정 전 대표 23.4%였다. 민주당 지지층만으로는 김 전 총리 61.6%, 정 전 대표 25.6%를 나타냈다. 지지도와 비교해보면 정 전 대표는 약 3%포인트(p) 정도 올랐는데, 김 전 총리는 14%p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송 전 대표 지지도를 김 전 총리가 대부분 흡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전 대표로선 반전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차별성을 강조하다가 오히려 자충수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른바 ‘전북 홀대론’에 호응한 게 대표적이다.
정 전 대표는 ‘친청계’ 이원택 전북지사 취임식에 가서 “도민들이 ‘전남광주만 많이 투자하고 전북은 뭐냐’고 걱정하시더라”며 “화도 나시는 부분 있어서 내게 말씀하시던데 소외감, 상실감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전북 권리당원의 결집을 이끌어내기 위해 ‘호남 내부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친명과 친청 계파 대결로는 승산이 낮다보니, 정 전 대표와 친청계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검찰개혁 이슈 등을 꺼내 선명성 경쟁에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역시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에스티아이 여론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차기 민주당 대표 리더십’을 물어봤는데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사람’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이 넘는 55.2%를 보였고, ‘주요 개혁과제 실현을 완수할 사람’은 28.1%였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 한 관계자는 “컨벤션 효과를 거두려면 당대표 사퇴 직후 빠르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공식 선언은 하지 않고 지방을 돌고 있다. 그만큼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고민이 많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몽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정 전 대표가 당대표를 할 당시 이 대통령이 외교순방에 나설 때마다 민주당에서 폭탄 이슈를 터뜨려 순방성과를 덮어버렸다고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를 의식해 이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는 당대표 출마 선언을 미루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