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용지 묻지마 변경’ 의혹 난무
변경된 복합용지 부지(보라색)의 모습. 당초 반듯한 모습에서 기형적으로 변한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다.
서병수 시장은 지난 7월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상스마트시티 조성사업(안)’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 시장이 밝힌 사업 내용은 ‘서부산청사 건립’과 ‘민자유치’ 등이 골자였다. 특히 서부산청사 건립 계획은 일각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해당 사업의 대상 부지가 납득하기 힘들게 변모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지주 및 주민들의 동의를 얻은 것과 상당 부분 다른 것도 모자라 사업구간 전체가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5년 사상재생사업지구 가운데 전용공업지역을 지정 고시했다. 하지만 시는 최근 들어 사업대상지역을 변경했다. 전용공업지역 내 복합용지를 가장 많이 바꿨다. 복합용지는 공장과 산업·지원·공공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용적률 상향과 함께 다양한 용도의 건물 신축이 가능해 개발을 염원해온 주민들에겐 가장 큰 호재가 됐다.
복합용지 위치는 당초 가야로·학감대로·새벽로를 중심으로 배치됐다가 감전천과 새벽로 주변으로 변경됐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부산시는 지역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고지도 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복합용지 구간에 포함됐다가 이후 사업에서 배제된 토지를 소유한 A 씨는 “사업구간에서 빠진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당초 계획에 포함됐을 때에는 지주들을 찾아와 동의서를 받더니 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 같은 졸속 행정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A 씨와 같은 처지인 주민 B 씨는 “멀쩡한 사업구간이 주민들 몰래 변경된 배경에 대해 지역에서 많은 얘기가 돌고 있다. 사업구간에 새롭게 포함된 지역에 땅을 가진 인사가 시 고위층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는 일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상관 사상구의원이 스마트시티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서병수 시장의 ‘치적 쌓기’용이란 비판을 받은 서부산청사 건립계획이 복합용지 위치 변경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상구의회 이상관 의원은 “복합용지 위치가 서부산청사와 가까운 도로를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시가 서부산청사 건립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마트시티 사업이 누더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책사업으로 주민 동의를 받아 어렵게 진행된 사상노후공업지역 재생사업이 많은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복합용지에서 제외된 지주와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사업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공공성이 이미 무너졌다는 날선 지적이 나온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