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참가·전국대회 개최 숙원 이뤄…“순풍의 돛? 아직 갈 길 멀다”
내셔널바둑리그 제주도 선수단. 앞줄 가운데가 김병찬 회장.
[일요신문] 제주는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불모지’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지역이다. 홀로 떨어져 있는 섬인 데다 인구도 적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 바둑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동안 뚜렷한 활동이 없었지만 최근 아마추어 바둑인들을 중심으로 제주바둑의 기치를 들어 올리자는 움직임이 있어 화제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취임한 김병찬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 회장이 있다.
제주도는 올해 처음으로 내셔널바둑리그에 참가했다. 또 오는 11월 25일과 26일에는 제1회 제주도지사배 전국아마바둑대회도 열린다. 두 가지 모두 제주 바둑의 숙원사업이었는데 김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초스피드로 이뤄냈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제주도 체육협회에 바둑이 가입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 차원의 지원은 나쁜 편이 아닙니다. 올해 내셔널바둑리그 참가의 경우 제주도와 삼다수가 절반씩을 후원했는데 사실 민간기업의 후원은 확실치 않은 것이어서 도 차원에서 전부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고 다행히 성과가 있었습니다. 향후 전국체전 바둑종목 제주 대표는 내셔널바둑리그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 될 텐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웃음).”
제주특별자치도는 내셔널바둑리그 매직리그에 속해 있는데 장수영 9단을 감독으로 박성균(시니어), 채현지(여성), 문종호, 윤남기, 박강덕, 강재우(이상 주니어) 선수로 구성돼 있다.
14라운드 현재 7승 7패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2위 그룹 전라남도, 화성시, 충청북도(각 9승 5패)와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 마지막 대구에서 열리는 최종 15~17라운드에서 대역전을 노린다는 각오다. 시니어 박성균 선수가 9승 5패로 선전하고 있지만 문종호(8승 6패), 윤남기(6승 7패), 박강덕(4승 3패)로 주니어 선수들이 부진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전국대회 개최라는 숙원사업도 이뤄냈다. 제주도는 10여 년 전 ‘탐라배’라는 이름으로 전국대회를 개최하다가 명맥이 끊겼는데 제주도지사배가 제주도에 바둑 바람을 불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풍에 돛을 단 것 같은 행보지만 숙제도 남아 있다. “제주도 체육협회에서 가입 60년 된 종목보다 바둑을 더 후원해줬는데 전국체전 등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또 내셔널바둑리그 소속 선수들의 구성도 되도록이면 제주도민 출신으로 위주로 구성하라는 주문도 받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주 바둑, 많이 응원해주십시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