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훈련” “지나치다” 분분
▲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대비해 실제 상황처럼 재연한 훈련을 받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한다. | ||
전직 군인들과 SWAT(특수기동대)에 의해 설립된 ‘리스판스 옵션스(Response Options)’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이 훈련 과정은 신청만 하면 어느 학교나 받을 수 있다.
세 시간 과정의 이 훈련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전처럼 벌어진다. 실제 상황이 벌어진 듯 총기 난사범이 등장하는가 하면 특수기동대가 직접 출동해서 사태를 수습하기도 한다. 학생들 역시 실제로 숨거나 도망치거나 혹은 죽는 연기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응급처치 방법과 대피하는 방법(책상 아래 숨거나 문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방법 등)은 물론, 심지어 범인을 공격하는 방법까지 배우게 된다. 여기에는 책이나 노트, 혹은 신발 등으로 범인을 공격하는 방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훈련 과정은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 이후 신청 학교가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24개 학교가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오는 8월부터는 15개 학교가 훈련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하지만 이 훈련에 대한 찬반 논쟁은 시끄럽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학생과 교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미리 훈련을 받으면 실전에서도 현명하고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훈련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아무리 거짓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겁을 먹거나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총기난사를 실제처럼 재연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공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또한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공격을 했다가 화를 당하기 십상이다. 범인을 자극해서 총질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대해 ‘리스판스 옵션스’의 그렉 크레인 사장은 “물론 꼭 공격을 하라고 가르치는 건 아니다. 공격은 도망갈 수 없는 경우에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과거의 경우를 보면 수동적인 학생들이 총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하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자세가 오히려 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