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비틀비틀…‘제 버릇 남주나’
▲ 패리스 힐튼이 출소 후 변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피플>에 실린 힐튼의 ‘단아한’ 모습. | ||
지난 6월 26일 23일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패리스 힐튼(26)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한 말이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으로 철창신세를 졌던 힐튼이 출소한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다름 아닌 언론과의 릴레이 인터뷰였다.
출소한 지 17시간 만에 미 주간지 <피플>과 인터뷰를 했는가 하면 출소한 다음날에는 출연료를 일절 받지 않는 대가로 CNN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문제아’라는 이미지도 모자라 ‘전과자’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되자 마음이 다급했던 걸까. 올해 말에는 옥중일기를 발간해서 자신의 참담했던 심정과 감옥 생활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심경 고백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아리송한 것이 사실. 다음은 <피플>과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린 것으로 과연 그녀가 개과천선에 성공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집으로 돌아오자 안심한 듯 보였던 힐튼은 인터뷰 내내 수줍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금까지의 저돌적이고 당당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갑자기 요조숙녀라도 된 양 얌전을 떠는 것이었다.
그녀가 집으로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제대로 먹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는 것이었다. 힐튼은 “교도소에서의 식사는 정말 형편 없었다. 아침에는 호밀 빵 두 조각과 바싹 탄 계란 프라이, 그리고 오렌지 주스가 나왔다. 점심에는 내가 싫어하는 볼로냐 샌드위치가 나왔는데 다행히도 땅콩 버터와 젤리 등이 나오는 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출소한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제대로 된 자신만의 만찬을 즐겼다. 팬케이크, 스크램블 에그, 토스트 등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밝힌 그녀는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벅찼다. 마치 예식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신부나 방금 태어난 아기를 보는 산모의 심정이 그랬을 것”이라고 출소 당시의 기분을 설명했다. 또한 “오랫동안 누군가를 꼭 껴안아 본 적이 없어서 엄마의 품에 안기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경험에 대해 “인생을 바꿀 만한 커다란 경험이었다”고 말한 힐튼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심지어 잠잘 때 베고 자는 베개나 이불까지도 너무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털어 놓았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던 날 밤에 대해서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당시 집행유예 기간이었는지를 몰랐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 단순한 실수였다는 것. 이어 그녀는 “그때 일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그날 이후로 술을 입에 대지 않았으며, 운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술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당당하게 “전혀 없다. 술을 즐겨 마시는 편도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그동안 수도 없이 클럽에서 밤새도록 술에 취해 비틀대거나 흐느적거렸던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에 그녀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른다. 그저 언론에 비친 내 모습이 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착한’ 사람이다. 나는 마음도 넓고 솔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교도소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등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몇몇 오해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수감되면서도 긴 머리를 고수할 수 있었던 데 대해서는 “다행히도 머리 길이가 단속 범위에 딱 걸리는 수준이었다. 내 머리 길이 정도는 단정하게 묶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힐튼 역시 다른 수감자들처럼 일주일에 한 번씩 필요한 물건들을 쪽지에 적어서 제출한 후에야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보통 그녀는 먹고 싶은 컵라면이나 종이와 연필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밀실공포증이 있었던 그녀는 제대로 숙면을 하는 날이 거의 없었으며, 매일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렸던 까닭에 매우 힘든 생활을 했다. 밀실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녀는 명상을 하거나 때로는 자신이 감방이 아닌 해변가에 있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 또는 독서를 하거나 친구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이 그녀의 주된 하루 일과였다.
한편 ‘클럽 중독’이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그녀는 다음과 같이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물론 클럽에서 밤새고 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사교적인 사람이고 음악이나 춤도 좋아한다. 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한다. 아직은 젊기 때문에 앞으로도 클럽을 전혀 안 가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클럽보다는 일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의 이런 말을 잘 지키고 있을까. 출소한 지 3주가 가까워 오면서 서서히 그녀는 자신의 본성을 다시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클럽을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여전히 아찔한 비키니를 입은 채 해변을 누비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제 버릇 남 주며, 다른 사람 말은 믿어도 거짓말쟁이 힐튼을 어떻게 믿을까”라며 비아냥대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