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재미와 첨단의 신기함이 한가득…아이에겐 체험시간, 부모에겐 자유시간^^
어른들을 위한 맛집도 좋고 천혜의 자연도 좋지만 아이들에겐 종종 그들만의 ‘놀거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놀러와서까지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만을 위해 전적으로 희생할 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제주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좋아할 만한 다양한 체험시설들이 있다. 사진은 로봇체험관.
아이들을 위한 체험이 외곽으로 차를 달려 수확물을 거두어들이는 논밭 체험이나 전통문화를 배우는 체험만 있는 건 아니다. 천편일률적인 농촌체험여행을 벗어나 이번에는 아이들이 진짜 좋아할 법한 체험을 찾아 떠나보자. 아이와 부모 모두가 만족할 만한 체험거리들이 제주 곳곳에 포진해 있다.
캐릭터 인형이 종류별로 가득한 테지움사파리와 헬로키티아일랜드에서는 아날로그적인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고, 춤추고 경주하는 로봇을 만지고 타며 체험하는 로봇스퀘어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게임 세상 넥슨컴퓨터박물관, 번개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탐험하는 번개과학체험박물관에서는 첨단의 체험시설들과 놀 수 있다. 이곳들이 비단 아이들만을 위한 시설은 아니다. 어른들에게도 꽤 흥미진진하다.
# 꿩 먹고 알 먹는, 우리 아이 체험여행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만한 이런 관광지들에서 입장료 할인도 받고 선물도 받을 수 있는 팁이 있다. 최근 출시된 ‘프리제주’ 앱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리제주는 게임을 즐기며 여행을 할 수 있는 앱이다. 프리제주 앱을 이용하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 제주의 체험시설을 더 알차고 재미있게 누릴 수 있다.
프리제주 앱을 다운 받고 나면 각 지역의 특정 관광지에 갈 때마다 제주의 설화들이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카툰으로 표현되어 있는 캐릭터 스토리는 제주도의 탄생설화와 연관되어 있고 제주만의 독특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반영하고 있어 더 이색적이다. 다분히 교육적인 측면도 있다.
먼저 프리제주 앱을 켜고 특정 관광지에 가면 제주 고유의 신화 캐릭터가 푸쉬알람을 통해 뜬다. 그러면 카메라 기능을 눌러 AR(증강현실)을 이용해 캐릭터를 잡고 앱에서 안내하는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고 나면 게임이 완성된다. 그리고 상으로 캐릭터 피규어를 무료로 받는 것이다.
관광지에 들어갈 때는 입장료를 할인받고 따로 쇼핑센터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도 쌓으면서 부가적으로 피규어 선물도 받는 ‘꿩 먹고 알 먹고 죽까지 먹는’의 게임여행 앱이다. 현재는 세미버전이 열려있어 캐릭터를 잡는 게임만 가능하지만 서비스가 정식 오픈되는 10월 말경부터는 입장료 할인과 포인트, 피규어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프리제주’를 치면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 취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아이와 함께 다양한 체험시설을 즐기며 앱으로는 제주의 전통과 문화까지 엿보는 새로운 여행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동물원보다 재미있는 인형사파리! 테지움사파리
테지움사파리는 인형으로 만든 동물이 가득한 인형사파리다.
테지움사파리는 실제 동물이 아닌 인형으로 만든 동물이 가득한 인형사파리다. 실제 동물과 비슷한 크기로 제작된 봉제인형들의 천국이다. 실제 동물원과 다른 점이라면 봉제인형으로 된 동물들을 마음껏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며 사진을 찍고 놀 수 있다는 점! 눈으로만 봐야 하는 테디박물관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사파리존, 아마존, 아쿠아존, 테디캐슬, 테디문명존으로 구분된 테지움에서 공주테디, 빅테디, 배우테디, 그림 속 테디 등 다양한 의상과 테마를 입은 1200여 종의 테디와 함께 재미있는 포즈로 사진도 찍자.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다채로운 세트에서 테디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동물들을 마음껏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며 놀 수 있다.
테지움에 테디베어만 있는 건 아니다. 이색적인 테마로 꾸며진 유머러스한 각각의 공간에는 테디베어뿐 아니라 코끼리와 표범 등 동물원에서 보던 야생동물과 수족관에서 보던 상어, 문어, 거북이 등 수중동물까지 모두 봉제인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관람로드를 따라 가다보면 유리창 너머로 디자이너가 봉제인형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
테지움사파리가 있는 애월 지역은 제주의 신화 중 바람의 여신인 ‘영등여신’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온 들판에 새싹을 틔우는 영등여신은 제주민들이 매년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미션을 수행하고 귀여운 초록머리를 한 바람의 여신 피규어를 만나보자.
# 분홍분홍한 아이들 세상, 헬로키티아일랜드
헬로키티아일랜드로 들어가면 누구나 분홍의 동화세계로 빠져든다.
총 3층으로 구성된 헬로키티아일랜드는 1층은 위시(Wish): 소원을 꿈꾸는 행복한 시간, 2층은 미라클(Miracle): 꿈이 펼쳐지는 마법의 시간, 3층은 힐링(Healing): 꿈을 나누는 치유의 시간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져 있다. 헬로키티 역사관에서는 헬로키티 40주년의 역사도 볼 수 있다.
1층 로비를 지나면서부터 헬로키티의 일상이 시작된다. 먼저 헬로키티하우스로 들어가면 헬로키티와 가족들은 아침 식사를 하며 하루를 맞이하고, 식사를 마친 헬로키티가 버스정류장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다가,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서는 도서관, 미술실, 체험실, 음악실 수업으로 학교생활을 한다는 스토리다.
식사를 하고 학교를 가고 수업을 듣는 헬로키티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미술실에서는 헬로키티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도 있다. 색칠하고 메시지를 써볼 수 있는 헬로키티 메시지쓰기 체험과 헬로키티 배지나 거울 만들기 체험이 상시로 진행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 1층 로비에서는 헬로키티 여왕님과 함께하는 허그&포토타임 이벤트가 진행된다. 2층의 헬로키티카페에는 헬로키티 얼굴이 새겨진 케이크와 쿠키, 와플 등의 간식을 맛볼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3층에서는 헬로키티 3D영상도 관람한다.
로비 기념품숍에서는 헬로키티 캐릭터로 꾸며진 인형, 문구세트, 머그컵, 텀블러, 초콜릿, 머리띠, 쿠션, 여권케이스, 에코백, 티셔츠, 달력 등 헬로키티만으로 꾸며진 30여 종의 캐릭터 상품을 살 수 있다. 10월 4일 추석 당일과 10월 31일 핼러윈에는 입장고객 전원에게 작은 기념품을 선물할 예정이다.
프리제주 앱에서 만나는 이 지역의 신은 장수의 신 ‘사만이’다. 사만이는 서귀포시 화순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던 중 산길을 걷다가 발길에 채인 해골을 발견한다. 해골을 빈 독에 넣어두고 사람처럼 위하며 지낸 덕에 죽음을 비켜 3000년을 살게 된다. 오래 살게 된 덕에 설문대여신에 의해 수명을 관장하는 장수의 신이 된 사만이를 헬로키티아일랜드에서 만난다.
# 춤추고 경주하고 만들어보는 로봇체험관, 로봇스퀘어!
로봇체험관에서는 로봇을 직접 조종하고 탑승로봇에 타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봇이 춤을 추고 말을 한다. 단순히 보기만 해야 하는 로봇이 아니다. 직접 만지고, 로봇을 타고, 같이 놀며, 오감을 채워주는 로봇이다. 1m 앞에서 최신댄스를 추는 로봇의 공연을 관람하고 로봇복싱게임을 직접 조종하고 탑승로봇에 타기도 한다.
수족관에는 진짜 물고기 대신 로봇 물고기가 떠다니고 내 동작을 인식한 로봇이 나와 같은 행동을 한다. 미니 트랙을 도는 미니 자동차를 스마트폰으로 조종해 경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축구게임, 코딩체험, 샌드크래프트 체험부터 직접 간단한 로봇을 만들어 볼 수 있는 1~2시간짜리 교육도 있다.
로봇체험관은 미디어체험관, 과학체험관, 게임체험관·탑승로봇체험관 등 총 3관으로 구성되어 있어 로봇을 직접 만지고 조작하며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자라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어른들의 호기심까지 채워줄 로봇스퀘어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며 미래세상을 살짝 맛보자!
통유리창 너머 함덕 해변이 펼쳐지는, 전망 끝내주는 카페도 있다.
어른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오락실 게임이 무료이고, 2층에는 통유리창 너머로 해변이 펼쳐지는 전망 끝내주는 카페에서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곳의 자랑인 1m 피자도 온가족이 다함께 먹기 좋다.
로봇스퀘어가 있는 이 지역에는 설문대여신의 500장군 중 세 쌍둥이로 태어난 ‘잿부기 삼형제’ 이야기가 전해온다. 잿부기 삼형제는 농사를 방해하고 사람들에게 해코지하는 삼천선비들을 신칼과 무구들로 벌하는 ‘액막이 신’이다. 로봇을 체험하고 액막이 신의 기운도 받아볼까.
# 추억의 게임을 만나러 가자! 넥슨컴퓨터박물관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디지털 세계를 추억할 수 있다.
넥슨은 1994년에 설립된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회사다.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의 온라인 게임이 대표적이며 제주에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장하며 컴퓨터의 역사부터 다양한 게임까지 컴퓨터와 게임에 관련한 전시와 체험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애플의 초기 컴퓨터와 IBM의 최초 개인 컴퓨터를 비롯해 최초의 가정용 콘솔 게임기 등이 전시되어 있어 어른과 아이가 함께 디지털 세계를 추억할 수 있다. 컴퓨터 박물관답게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뿐 아니라 체험거리도 많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놀이와 교육을 접목한 토이 체험과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코딩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게임 개발을 꿈꾸는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 IT진로교육 ‘꿈이 IT니?’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술과 과학으로 놀다’라는 주제의 어린이워크숍 프로그램도 있다. 또 ‘만지작(作)’이라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의 원리를 알아보는 체험을 상설로 진행한다.
전시뿐 아니라 토이체험, 코딩체험 등 체험거리도 마련돼 있다.
세상의 모든 게임을 수집하고 있다는 이곳에서는 초창기 비디오 게임부터 시대마다 인기를 끌었던 각종 게임들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관람객을 위해서는 도슨트 프로그램과 오디오 가이드북이 마련되어 있고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나 성인이라면 이곳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더라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로비의 ‘추억의 만화방’에서는 2300여 권의 만화책을 펼쳐보고 지하 카페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본떠 만든 이색 와플도 먹어보자. 아이템샵에서는 게임과 관련한 다양한 기념품과 아이디어 상품을 살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주 설화 속 비의 신, ‘가릿뱅디’를 만날 수 있다. 소를 잡아먹다가 들킨 흰둥개 가릿뱅디는 목청을 높여 울어야만 비를 내릴 수 있는 비의 신이 되었고 우리는 이제 그 비의 신을 프리제주 앱의 게임 속 캐릭터로 만난다. 넥슨컴퓨터박물관 안에서도 비의 신을 발견할 수 있다.
# 번개 맞은 대추나무 보고, 번개 맞은 흑돼지 먹고, 번개과학체험박물관
번개과학체험박물관은 번개와 과학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학습놀이터다.
신비로운 자연현상과 함께 과학의 원리를 습득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번개과학체험박물관은 번개를 테마로 한 체험박물관으로 ‘학습놀이터’로서 번개와 과학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신나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정전기를 이용한 체험, 자전거로 불을 밝히는 에너지관, 번개터널, 번개 맞은 대추나무 등 신기한 체험들이 많다. 특히 구름 속에서 생성되는 번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인데 2층 박물관에서 번개 맞은 대추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대추나무에 번개가 내리치는 광경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고 번개의 빛과 천둥소리를 활용해 연주하는 테슬라 뮤직 공연도 이색적이다.
2층 박물관에서는 번개 맞은 대추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
번개과학체험관은 도슨트 프로그램과 도록을 활용하면 좀 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전시물마다 어려운 과학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니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하다. 창의력과 탐구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이색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참여해 볼 만하다. 아이들에게는 과학의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체험관을 관람한 뒤에는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번개 맞은 흑돼지를 맛보는 흔치 않은 경험도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인간의 농사에 관심이 많았던 ‘자청비’의 설화가 전해온다. 척박한 제주 땅을 지나며 사람들의 한탄 소리를 들은 자청비는 하늘땅에 올라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오곡(차조)을 얻은 후, 인간 세상에 다시 내려와 하늘의 농사법을 인간들에게 알려주며 제주 농사를 이롭게 했다. 그리고 설문대여신은 자청비를 농사의 신으로 삼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청비를 번개체험박물관에서 프리제주의 캐릭터로 만난다.
글·사진=이송이 여행레저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