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가는 유흥업소 ‘조조할인’ 아시나요
▲ 일본 최대 환락가인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 | ||
@첨단화하는 성인용품
올해 7월 말에 치바 현에서 ‘어덜트 트레저 엑스포 2007’이 열렸다. 말하자면 ‘성인용품 박람회’다.
특히 올해에는 각종 첨단기술이 사용된 성인용품이 대거 등장했는데, 그중에서도 전자동 자위기구인 ‘버추얼홀 타쿠미(Virtual-HOLE 匠)’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볼링핀처럼 생긴 본체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는 남성용 자위 기구다. 컴퓨터에 연결하면 모니터의 동영상에 맞춰 본체 내부가 움직여 마치 진짜 여성과 관계를 나누는 듯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성용 자위기구를 함께 사용하면 인터넷을 통한 남녀 양방향 버추얼섹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 양방향 버추얼 섹스 서비스는 인터넷 요금 징수 시스템 등의 문제로 상품화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한 대에 62만 엔(약 510만 원)이나 하는 초고급 더치와이프도 등장했다. ‘오리엔트공업’에서 만든 ‘프티 주얼 F’는 실리콘으로 여성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피부와 인체를 리얼하게 재현했다. 또한 관절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체위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 얼굴이나 머리모양도 다양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이상형을 고를 수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와도 리얼한 폰섹스가 가능하게 됐다. 원격조종 바이브레이터인 ‘텔레바이브’를 휴대폰에 연결하고 통화를 하면 상대방이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바이브레이터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부터 강약까지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환락가 가부키초의 변신
일본 최대 환락가인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가 2005년 개정된 조례로 큰 타격을 받았다. 풍속업소에 한해서 새벽 1시 이후의 심야영업이 금지된 것. 한국의 유흥주점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캬바쿠라(카바레클럽의 줄임말)’도 영업에 타격을 받은 건 당연지사. 이에 캬바쿠라 업계는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해 다시 고객을 환락가로 끌어 모으고 있다. 심야에 할 수 없다면 아침이나 점심 때 영업을 하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아침캬바’와 ‘점심캬바’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
▲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실제 피부와 비슷한 촉감을 가진 ‘프티 주얼 F’. 가격은 무려 510만 원에 달한다. | ||
이른 시간부터 누가 유흥주점에 갈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시간대가 의외로 ‘틈새시장’이었던 것. 평일에는 외근 중인 영업사원이나 평일에 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주말에는 애인이 없는 독신남성이나 젊은 아가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중년남성들이 많이 찾는다. 또한 에이스급 여성을 마음껏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도 아침과 점심 타임의 ‘특전’이라고.
여성 바텐더나 웨이트리스가 코스프레 차림으로 손님을 맞는 ‘걸스바’는 이미 한국에까지 상륙할 정도로 화제몰이를 한 바 있다. 최근엔 걸스바 중에서도 차별화된 콘셉트로 샐러리맨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곳이 등장했다. 마치 점보제트기 기내처럼 꾸며진 ‘스카이하트(SKY HEART)’가 바로 그곳. 여기선 승무원 차림의 여성들이 ‘승객’을 맞이한다. 가게의 의자, 창문, 화장실까지 모두 실제 비행기에 사용된 것들이다. ‘난기류 타임’이나 ‘하이잭 타임’에는 ‘승무원’과 상반신 터치도 가능하다.
한편 야근하는 사람들이나 취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렌털룸’이 ‘렌털러브호텔’로 변신하고 있다. 렌털룸이란 보통 일반 빌딩의 한 층 혹은 일부를 침대와 샤워실 딸린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나눠 영업하는 소규모 숙박업소를 이른다.
그런데 최근 점포형 윤락업소들이 단속의 철퇴를 맞고 출장 윤락업소로 전환하면서 유흥가에서 가까운 렌털룸이 윤락장소로 애용되고 있는 것. 특히 한 시간에 약 1000엔(약 8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단, 샤워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벽이 얇아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단점은 감수해야 한다고.
▲ 성인 박람회에 등장한 ‘버추얼홀 타쿠미’(위), 한 렌털 러브호텔의 내부. | ||
미팅과 윤락업이 결합된 ‘미팅레이디’라는 새로운 업종도 등장했다. 미팅레이디란 미팅을 주선하는 대행업체에 등록된 여성을 가리키는 말. 미팅레이디를 원하는 남성은 대행업체에 등록한 후 한 번 소개받을 때마다 소개비 9000엔(약 7만 4000원)과 파트너 교통비 조로 5000엔(약 4만 1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기본은 2시간인데 2차를 가거나 따로 데이트를 하는 경우 비용이 추가된다. 여성 즉 미팅레이디의 경우엔 등록비나 소개비가 없으며 남성이 지불한 교통비를 수입으로 갖는다.
도쿄 롯본기에 있는 ‘X’는 고급 미팅 대행업체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의 미팅레이디는 ‘이코노믹 클래스’ ‘이그제큐티브 클래스’ ‘퍼스트 클래스’로 구분되는데,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을 비롯해 이른바 ‘요조숙녀 여대’에 다니는 여대생들도 다수 등록돼 있다. 이들에게 미팅 알바는 남자와 만나 공짜 술과 밥을 먹고 돈까지 받을 수 있는 쏠쏠한 돈벌이다.
물론 실제론 불특정다수의 남성들과 술자리를 함께함으로써 돈을 번다는 점에서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얼핏 들으면 건전해 보이는 ‘미팅 레이디’라는 이름 때문에 부담 없이 등록하는 여대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또한 고급 회원제 미팅주선업체에 등록한 남성들은 신원이 확실하고 고소득 전문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 많은 남자’를 찾으려는 알바걸과 ‘가볍게 즐기려는’ 남성 사이에 ‘애인계약’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