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김 없이 만났는데 안알려지더라ㅋㅋ”
그동안 두 사람의 열애설은 증권가 정보지에서 꾸준히 나돈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두 사람 관련 소문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열애가 왜 기사화되지 않았던 것일까.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단서가 없다 보니 ‘설’로도 기사화되지 못한 것이다.
기자는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류현진으로부터 배지현 아나운서를 소개받은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깊이 사랑했고 서로를 배려하고 소중히 여기며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갔다. 류현진, 배지현의 열애 풀스토리를 정리한다.
류현진-배지현 커플은 시즌 끝난 후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다.
류현진과 배지현 아나운서는 어떻게 만났을까. 시작은 가벼웠다. 2015년 5월 어깨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은 그 해 4월경 정민철 해설위원으로부터 배 아나운서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전화번호를 받은 류현진은 배 아나운서에게 문자를 보냈고 배 아나운서는 가벼운 내용의 답장으로 대응했다. 하루 한 번 주고받던 문자가 두 번, 서너 번으로 늘었고,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류현진은 배 아나운서와 소통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견뎌 나갔다.
“어느 날 현진 씨가 수술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지만 내색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잘 견뎌내라고 문자를 보냈었죠. 원래 아파도 아픈 척하지 않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수술 후에는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런 모습이 인간적으로 안타깝게 느껴졌고요. 류현진이란 사람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마음의 문이 열렸던 것 같아요.”
지난 3월 애리조나에서 기자와 만났던 배 아나운서의 설명이다. 류현진이 수술 받기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친한 친구처럼 지냈다고 한다. 문자로 처음 연락을 주고받았고, 서로 한국과 미국이라는 물리적인 거리가 있다 보니 서로를 이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투수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어깨 수술을 받았고, 그 사실을 먼저 알고 있던 배 아나운서는 류현진의 안부를 챙기면서 조금씩 애틋한 마음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현진 씨 수술 이후부터 서로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생겨난 것 같아요. 아주 비슷한 타이밍에요. 그 후론 문자도 더 자주하고 종종 영상 통화도 하면서 친밀감을 이어갔어요. 시즌 마치고 귀국한 현진 씨를 처음으로 만났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아, 우리가 진짜 사귀는구나’ 싶었습니다.”
# 한국에서의 데이트
류현진은 이전 기자에게 “우린 숨어서 데이트하지 않았다. 둘이 영화관도 가고, 맛집도 찾아 다녔는데 이상하게 소문이 안 났다”고 말한 바 있다. 체격이 큰 남자와 키가 큰 여자의 조합은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노출되지 않은 게 신기할 따름이다. 둘의 만남을 잘 알고 있는 한 야구인은 “현진이와 친한 선수들은 대부분 현진이 여자친구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서 “현진이가 지인들에게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사람은 배지현 아나운서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 결혼은 언제쯤?
내년 시즌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류현진으로선 FA 이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마치고 결혼하는 걸로 얘기가 됐다. 시즌 마치고 결혼을 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날짜, 결혼식장까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을 향해 가는 중요한 상황이고, 류현진도 팀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 심적 여유가 없는 상태이다. 결혼은 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
# 열애설 이후
열애설 기사가 터진 후 사석에서 만난 배지현 아나운서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비밀 연애하느라 이런저런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던 그로선 비로소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듯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배지현이 ‘착해서’ 좋아했다는 얘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배지현은? 류현진의 매력이 ‘귀여움’이라고 답한다.
두 사람의 만남을 알고 있는 지인들도 부담을 덜었다. 그동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심정으로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을 일시에 해소했기 때문이다.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공개된 상황에선 그 마음이 더 애틋해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야구를 더 잘하고 싶고, 잘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는 18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선발 등판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배지현도 그런 류현진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한편, 류현진-배지현의 열애설은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을까. MBC스포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있었던 프로야구팀의 회식 자리를 소개했다.
“방송국 관계자들 회식에서 우연히 배지현 아나운서의 결혼 문제가 이슈화됐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간 걸로 알고 있다. 한 매체에서 ‘단독’이란 타이틀로 기사를 내보내긴 했지만 13일 오전 여러 매체에서 두 사람의 열애를 기사화하려고 준비했다고 들었다. 이미 익을 대로 익은 열애가 열애 중으로, 그 다음에는 1월 결혼이라고 잇달아 기사화됐다. 시기가 문제였지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스포츠스타와 여자 아나운서는 왜 사랑에 빠질까 2010년 12월 결혼 발표 후 ‘일요신문’과 단독인터뷰를 가진 김태균-김석류 커플. 일요신문DB 두 사람의 결혼 발표는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김태균의 결혼 상대가 1세대 ‘야구 여신’ 김석류 아나운서였기 때문에 그 놀라움은 두 배였고, 그동안 야구선수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한 김 아나운서는 팬들의 공격을 받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 아나운서는 “가장 감당하기 힘들었던 말이 ‘돈 때문에 결혼한다’는 얘기였다. 내가 조건만 따졌다면 야구 선수랑 결혼 못했을 것이다. 운동선수의 아내가 얼마나 힘든 자리인 줄 알기 때문이다. 여자 아나운서가 운동선수랑 결혼하는 걸 돈이란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었다. 당시 김태균은 결혼 발표 후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다. 팬들은 그 원인을 김 아나운서한테 돌렸다. 김태균 관련 기사에 숱한 악플을 써댄 것이다. 김태균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유부남, 유부녀도 아니고 나이 차이가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니고 야구선수와 아나운서로서 열심히 살고 있던 사람들인데 왜 우리의 결혼이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지, 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었다. 이렇듯 스포츠 스타와 여자 아나운서의 결혼을 ‘사랑’이 아닌 물질적인 이유로 몰아가는 일부 팬들이 있다. 류현진-배지현 커플의 열애 관련 기사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돈 관련 내용은 배지현 아나운서한테도 상처로 다가왔다. “현진 씨와의 교제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로 인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난 것도 아니고 정말 우연히, 아주 자연스럽게 시작한 만남이 인연으로 이어졌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가 된 건데 우리를, 아니 나를 이상하게 몰아가는 댓글들을 볼 때마다 속상한 마음이 생긴다.” 7년 전의 김석류 전 아나운서가 그랬듯이 7년 후의 배지현 아나운서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차피 공인이란 굴레 속에서 안고 가야 하는 운명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7년 전 결혼 발표 후 속앓이를 했던 김태균-김석류 부부는 현재 예쁜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박지성-김민지 커플, 김남일-김보민, 박병호-이지윤 전 아나운서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더욱 단단한 가정을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김석류 커플 얘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두 사람은 결혼식에 앞서 웨딩 촬영을 했는데 이때 들러리로 나온 선수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인 류현진 봉중근 강민호 김현수 양현종 등이었다. 7년 전 김태균-김석류의 웨딩촬영을 도왔던 류현진이 7년 후 스포츠 아나운서와 결혼할 거라고 예상했을까? 99.999%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일 것이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