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성취감도 함께 충전
당근 먼저 채찍은 나중에
서커스를 보면 사자가 불이 활활 타오르는 링을 뛰어넘거나 덩치 큰 곰이 재주를 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나운 맹수들이 조련사의 말에 고분고분 복종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나중에 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채찍을 견디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보통 새해의 결심을 할 때는 ‘무엇을 목표로 할지’를 먼저 생각하는데 이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실은 ‘성공했을 때 스스로에게 어떤 상을 줄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목표를 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구니지 박사 연구팀은 고등학생들에게 각 가정을 돌며 장애인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할 것을 지시했다. 이때 한 그룹에는 전체 모금액의 1%를, 다른 한 그룹에는 10%의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결과 두 번째 그룹이 40%나 더 많은 금액을 모았다. 당연한 결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인간이란 실로 단순해서 눈에 보이는 이득이나 대가에 금방 반응하게 된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얼마나 매력적인 대가를 얻을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가가 클수록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가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지나치게 높으면 도중에 포기하게 되고 너무 쉬우면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 사람들은 노력했을 때의 성공 가능성이 60~70% 정도 되는 난이도에서 가장 의욕을 느낀다고 하니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목표를 정하자.
따라하기보다 자발적으로
목표를 정할 때 타인의 의견이나 유행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다들 ○○을 하니까 나도 일단 뛰어들어 보자’는 식의 목표를 세운다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채프먼 대학의 연구팀이 한 어류 가공 공장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종업원들에게 50마리의 생선을 가능한 빨리 가공하도록 하고 그 시간을 쟀다. 이 실험에 앞서 종업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첫 번째 그룹은 언제 끝낼 수 있을지 스스로 목표를 정하게 하고, 두 번째 그룹은 타인이 목표를 정하게 하고, 세 번째 그룹은 아무런 목표를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첫 번째 그룹은 평균 538초 만에 작업을 끝낸 반면, 두 번째 그룹은 570초, 세 번째 그룹은 무려 702초가 걸렸다. 목표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타인이 정해준 목표라도 있는 것이 낫지만 역시 스스로 정했을 때 가장 의욕이 생기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처럼 큰 결심을 했는데 전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들을 따라서 ‘나도 해봐야지’라는 식으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닌지 한번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큰 계획은 작게 쪼개라
많은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했다는 기대 때문인지 터무니없는 목표를 세우곤 한다. 그러나 목표가 높을수록 달성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결국 좌절을 맛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 논문에 따르면 단기적인 목표를 세운 그룹과 장기적인 목표를 세운 그룹의 경우, 최종적으로 해내는 일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자는 74% 후자는 55%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한다. 즉 처음부터 크고 거창한 계획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작은 목표를 여러 개 세워서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편이 더 쉽다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줄 상과 목표를 정했다면 다음은 행동에 옮기는 것뿐이다. 이때 뜸들이지 말고 목표를 세운 그날부터 조금씩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주나 다음 달로 미루면 부담감 때문에 점점 시작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초반에는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매일 체크해보며 스스로 세운 목표가 너무 어렵거나 혹은 너무 쉬운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시작하기 전에는 어려워 보였던 일이 막상 해보니 너무 싱겁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사실은 너무 빡빡해서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따라서 처음 며칠 동안은 자신의 페이스에 맞도록 목표를 재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 매일 확인하는 것은 처음의 의욕을 계속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목표란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스스로가 세운 목표와 계획에 얽매여 꼼짝도 못하게 되거나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