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한 뻥쟁이’에게 낚였다
▲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브라질의 신비주의자를 예찬해 물의를 빚은 시모무라 하쿠분 의원. | ||
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시모무라 의원이 갑자기 “얼마 전 재미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자랑(?)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사람’이란 브라질의 유명한 예지능력자 주세리노를 가리킨다.
주세리노는 미국의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을 예언했고, 후세인이 숨어있는 곳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후세인에게 걸려있던 현상금의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며 재판을 일으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꿈을 통해 사건이 일어날 날짜나 특정 장소까지 콕 짚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서점에서는 주세리노의 책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연말에는 그를 초대한 특집 방송이 꾸며질 정도로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인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도쿄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은 이미 빗나갔고,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앨 고어를 점찍었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믿을만한 예지능력자라고 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을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시모무라 의원은 방송에서 “각국의 정부가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천재지변에 가까운 기상이변이나 재해가 일어나 지구의 축이 어긋나면서 전세계적으로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30~40년 후에는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세리노의 예언을 인용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관심이 있는 분들은 (주세리노의 저서가) 번역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라”는 ‘광고’까지 했다.
이 소동에 대해 일본의 언론은 “시모무라 의원이 브라질의 신비주의자를 예찬하고 있다”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